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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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 어렵게 출제 ‘변별력 확보’… 2023년 수능 최대 변수 국어 될 듯

9월 모평 채점 결과 분석

초고난도 줄어 상위권 쉬운 시험
국어 1등급 컷 130점·수학 135점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 2점으로 ↓
‘문과 침공’ 현상도 완화 가능성 커

교육부는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모평) 출제방향에 대해 “킬러문항(교육과정 밖에서 출제된 초고난도 문항) 없이 변별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수차례 약속한 바 있다. 4일 발표된 채점 결과에 따르면 이번 9월 모평은 국어와 영어는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되는 등 전반적으로 변별력 확보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수학 만점자가 급증하는 등 최상위권의 변별력은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교육부는 “최상위권의 변별력도 큰 문제가 없는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9월 6일 경기도 수원시 한 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이 시험지에 이름을 적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이번 9월 모평의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은 국어 142점, 수학 144점이다. 교육계에서는 통상 145점 이상은 어려운 시험, 135점 이하는 쉬운 시험으로 본다. 136∼144점은 많이 어렵거나 많이 쉽지 않은, 어느 정도 변별력을 갖춘 시험으로 평가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어와 수학 모두 ‘적정 난이도’로 출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초고난도 문항이 줄면서 상위권에는 쉬운 시험이었다는 평가다. 1등급과 2등급을 가르는 커트라인(등급컷)의 경우 국어는 지난해 수능 126점에서 올해 9월 모평 130점으로 올랐고, 수학은 133점에서 135점으로 올랐다. 지난해 수능에는 국어는 126점, 수학은 133점을 받아야 1등급이었다면 이번 시험에서는 국어는 4점, 수학은 2점을 더 받아야 1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수학은 만점자가 지난해 수능의 3배 가까이 급증해 최상위권은 평소 시험보다 많이 쉽게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수학 최상위권의 변별력이 떨어진 점을 문제로 지적하지만, 교육부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국 의대생 정원이 3000명 가까이 되기 때문에 (만점자) 2500명 정도 수준으로도 충분히 변별이 가능할 것”이라며 “수학뿐 아니라 다른 영역도 있어 (최상위권) 변별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올해 수능에서도 9월 모평처럼 수학에서는 정답률이 아주 낮은 문제는 보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이번처럼 4점짜리 주관식이 쉽게 출제되는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예측이 많다.

국어 역시 수능에서도 9월 모평과 유사하게 ‘평이하지 않은’ 난이도로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수능의 경우 수학은 어렵게, 국어는 평이하게 출제되면서 두 과목의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가 11점(국어 134점, 수학 145점)이나 벌어져 문제가 됐다. 국어 만점자보다 수학 만점자가 총점에서 11점 유리한 구조가 되어서다. 지난해 수능에서 당락을 가르는 과목으로 수학이 꼽혔던 이유다.

9월 모평은 국어가 다소 어렵게 출제되면서 두 과목의 최고점 격차가 2점으로 줄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에서도 최고점 격차가 벌어지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어서 올해 수능의 최대 변수는 수학이 아닌 국어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에 따라 수학에서 고득점을 받은 수험생이 문과 상위권 대학 학과에 지원하는 ‘문과 침공’ 현상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어려운 시험으로 꼽힌 영어의 경우 교육부는 “수능은 가능한 한 안정적으로 치르도록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9월 모평보다는 쉽게 출제될 것으로 예측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능도 9월 모평처럼 킬러문항을 배제하면서 변별력 있게 출제한다는 것이 교육 당국의 기조”라며 “EBS와 함께 집중하면 본인이 원하는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세종=김유나 기자 y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