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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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까지 국세수입 47조 덜 걷혀… 법인세만 20조 '펑크'

세수진도율 60.3%… 2022년比 12.8%P↓
법인세 20조·소득세 13조 감소 큰몫
10월 종료 ‘유류세 인하’ 연장에 무게
세수 감소에도 물가 부담 우선 고려

올해 8월까지 국세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조원 넘게 덜 걷힌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둔화에 따른 기업 영업이익 감소로 법인세가 크게 줄었고 부동산 거래가 위축돼 양도소득세도 줄어들었다.

4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8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올해 1∼8월 누계 국세수입은 241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조6000억원(16.5%) 감소했다.

 

세수진도율은 60.3%로 지난해(73.1%)보다 12.8%포인트 낮다. 이는 당초 정부가 올해 본예산을 편성할 때 예측한 올해 국세수입(400조5000억원)의 60% 수준밖에 걷히지 않았다는 의미다.

지난달 정부는 세수 부족 흐름에 따라 올해 국세수입이 341조4000억원 걷힐 것이라고 재추계 결과를 발표했다. 당초 예측치보다 59조1000억원 줄어드는 셈이다.

세목별로 보면 소득세(77조2000억원)가 1년 전보다 13조9000억원(15.3%) 줄었다. 부동산 거래 감소로 양도소득세(12조2000억원)가 전년(24조5000억원)보다 12조3000억원 덜 걷힌 영향이다. 법인세(62조3000억원)도 1년 전보다 20조2000억원(24.5%) 줄었다. 지난해 기업 영업이익 감소와 8월 중간예납 납부세액 감소 등이 반영됐다.

부가가치세(51조9000억원)는 수입 감소 및 세정지원 기저효과 등에 따라 6조4000억원(10.9%) 줄었고, 정부의 유류세 한시 인하 정책 등으로 교통세(7조2000억원) 역시 전년보다 5000억원(6.5%) 감소했다. 다만 기재부는 세정 지원에 따른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실질적인 세수는 37조4000억원 감소했다고 밝혔다.

8월 한 달 동안 들어온 국세수입은 24조원으로 전년보다 4조3000억원 감소했다. 소득세(9조2000억원)는 부동산 거래 둔화에 따른 양도소득세 감소 등으로 1조2000억원(11.7%) 줄었다.

박금철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은 “지난달 세수 재추계를 할 때 8월 국세수입 확정치는 없었지만 다른 속보치 등 여러 가지를 고려했다”면서 “현재 상태에서는 재추계 흐름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세수 부족에도 정부가 이달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유류세 인하로 국세 수입의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물가 부담 등을 우선 고려할 것이라는 취지에서다.

현재 유류세는 탄력세율 조정을 통해 휘발유가 리터(ℓ)당 615원, 경유는 369원을 적용해 각각 25%, 37% 인하된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해 7월 휘발유와 경유의 유류세 인하 폭을 37%까지 확대한 뒤 올해부터 휘발유 인하 폭을 25%로 일부 환원했다. 이후 해당 조치를 추가로 4개월, 2개월 두 차례 더 연장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