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의 국제화를 추진하는 중국이 브라질과 위안화를 이용해 처음으로 무역 거래 결제를 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5일 보도했다. 위안화의 글로벌 결제 비중도 늘어나는 추세로 전해졌다.
이번 거래는 브라질 펄프 기업 ‘엘도라도 브라질’이 지난 8월 브라질 산토스 항구에서 중국 칭다오 항구로 펄프 43크레이트(상자)를 수출하는 거래였다. 양국 기업은 위안화를 계약 통화로 채택하기로 합의하고 결제 테스트를 위해 중국은행 브라질법인을 수령은행으로 지정했다. 이 은행은 수입사가 발행한 신용장을 받아 선적서류, 신용장에 대한 감사를 완료하고 엘도라도 브라질에 통보했다. 이 과정은 지난달 28일 위안화 거래대금이 브라질 통화인 헤알화로 환전되면서 마무리됐다.
통신은 중국과 브라질 간의 무역 사상 처음으로 위안화를 통한 가격 책정, 결제, 헤알화 환전이 ‘원스톱’으로 진행된 사례라고 전했다. 이번 거래는 지난 4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양국이 자국 통화를 활용한 무역을 강화하기 위해 재무부 간 양해각서를 체결한 데 따른 것이다.
중국은 최근 각국과의 무역 거래에서 위안화 사용을 확대하는 등 국제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의 달러 패권에 맞선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주요 은행들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제외되면서 중국이 만든 ‘국경 간 위안화 지급 시스템’(CIPS)을 위한 총결제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이밖에 중동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 대금을 위안화로 결제하는 사안을 중국과 논의하는 등 위안화 결제 국가가 늘어나고 있다.
중국의 국경 간 거래에서 위안화 사용 총액도 매년 급속히 증가 중이다. 2017년 9조2000억위안(1776조원)이었던 총금액은 최근 5년간 매년 늘어나 2022년에는 42조1000억위안(8129조원)에 달했다. 지난 3월에는 처음으로 중국의 국경 간 거래에서 위안화 사용량이 달러화를 앞지르기도 했다.
신화통신은 이날 SWIFT 자료를 인용해 위안화의 8월 글로벌 점유율이 3.47%로, 7월(3.06%)보다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위안화 결제 금액도 전월 대비 18% 증가했으며 전체 결제 통화는 4.02%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달러 패권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지만 거대한 자국시장을 등에 업은 중국이 적극적으로 다른 나라와 손잡고 자국 통화의 위상 강화를 도모하면 현재의 달러 독주 체제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싱가포르 개발은행(DBS)의 크리스 렁 이코노미스트는 앞서 “다른 국가들도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대체 결제 통화를 찾고 있고, 미 연방준비제도의 신뢰도가 예전만 못하기 때문에 위안화 국제화가 가속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