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껍데기 신공항 억울해서 눈 못 감겠다.”
경북 의성군의 이장 400여명이 6일 대구경북신공항 화물터미널을 군위군에 배치한다는 대구시에 반발하며 집회를 벌였다. 이날 현장에서는 ‘신공항 신위’와 ‘화물터미널 없이는 공항 결사반대’라고 적힌 현수막이 달린 상여까지 등장했다. 이들은 상복을 입고 “미래 없는 공항이전 반대한다”, “의성은 소음만” 등의 구호를 외치며 상여를 들고 행진했다.
같은 시각 의성종합운동장에서는 1만여명의 주민이 모이는 ‘의성군민체육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이들은 상여를 들고 이곳까지 집회를 이어갔다.
남흥곤 이장연합회 회장은 “항공물류 활성화를 위해서는 화물터미널과 물류단지가 의성군에 배치돼야 한다”면서 “의성군민의 정당한 요구를 ‘소지역 이기주의 뗏법’으로 매도한다면 5만 군민과 60만 출향 의성인을 무시하는 처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정대 통합신공항 이전지원위원회 위원장은 “대구시 군위군이 민항터미널과 영외관사 등 돈 되는 건 다 가져가고 화물터미널마저 가져간다”며 “알맹이는 대구시가 다 가져가고 의성군은 소음만 남는 빈껍데기만 남게 됐다”고 말했다.
2030년 개항 예정인 대구경북신공항 화물터미널 위치를 놓고 대구시와 경북 의성군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대구시는 여객터미널이 들어서는 군위군에 화물터미널을 건설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의성군은 공항 물류단지가 예정된 의성에 들어서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성군이 이미 합의된 화물터미널 배치를 두고 끝까지 떼를 쓰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신공항 사업이 가시화되면 토지수용 절차에 들어가야 하는데 성주 사드배치처럼 토지 수용에 극렬히 저항하게 되면 대구경북신공항 사업은 표류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군 공항 이전 사업인데 군사 보안시설 내로 화물터미널을 이전하자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고 국내외 민간공항 시설 배치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지의 소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