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같이 우승했으면 좋겠네요.”
류중일(60) 야구대표팀 감독이 8일 중국 저장성 샤오산 국제공항 출국장에서 황선홍(55) 축구대표팀 감독을 만나 덕담을 건넸다. 황 감독을 발견한 류 감독이 먼저 “서로 축하할 일”이라고 인사하자 황 감독은 “야구와 축구는 서로 협력해야 할 관계”라며 “앞으로 5연패, 6연패 계속하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한국 축구와 한국 야구가 지난 7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동반 금메달을 따내면서 두 감독의 훈훈한 모습이 나올 수 있었다. 한국 축구와 야구는 각각 결승에서 일본과 대만을 꺾고 대회 3연패와 4연패를 이뤘다. 여기에 세대교체에도 성공해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
황선홍호는 대회 전 불안함이 컸지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6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에서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 등 최정예 멤버로 일본에 무너졌고, 9월 AFC U-23 아시안컵 예선 1차전에서 카타르에 0-2로 무릎을 꿇기도 했다. 하지만 항저우에서는 달랐다. 첫 경기에서 쿠웨이트를 9-0으로 물리치는 등 레벨이 다른 축구를 보여주면서 결승까지 승승장구했다. 결승에서는 집중력도 빛났다. 우리나라는 전반 2분 일본에 선제골을 내줬지만 전반 27분 정우영(24·슈투트가르트)의 헤더로 동점골에 이어 후반 11분에는 ‘상병’ 조영욱(24·김천)이 결승골을 터뜨려 2-1로 역전승했다. 이번 대회에서 황선홍호는 역대 아시안게임 최다인 27골을 몰아칠 정도로 강력했고, 정우영은 이 가운데 8골을 넣어 최다득점자에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부진했던 한국 야구는 결승에서 대만을 2-0으로 물리쳐 예선 라운드에서 0-4로 당했던 패배의 빚을 제대로 갚았다. 24세 미만의 젊은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렸음에도 일궈낸 성과다. 투수 문동주(20·한화)는 결승전에서 6이닝 7탈삼진 무실점을 역투로 한국 야구에 새로운 에이스가 등장했음을 알렸다. 한국야구위원회는 야구 규약 국제대회 포상 규정에 따라 30여명의 선수단에 총 2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류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는 선수 선발에 나이 제한을 뒀고, 선수 선발 과정에서 부상선수도 나와 어렵게 팀을 구성했다”며 “이번 대회로 한국 야구의 세대교체를 알렸다”고 돌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