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운동으로 가꾼 몸을 사진으로 남기는 바디프로필 촬영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이를 위해 무리한 다이어트를 계획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단기간 극단적인 운동과 식이 조절을 하게 되면 거식증·폭식증 같은 섭식장애가 생길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섭식장애는 증상이 복합적으로 발생하거나 일부 증상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재발도 잦아 주의해야 한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섭식장애는 정신적인 문제로 인해 음식 섭취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거식증(신경성 식욕부진증)과 폭식증(신경성 대식증)이 대표적이다. 두 질환은 증상이 다른 듯해도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박형근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거식증과 폭식증 증상이 복합적으로 발생하거나 일부 증상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면서 “섭식장애는 체중 감소, 구토 등으로 인해 이차적인 문제도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거식증 환자는 살찌는 것에 대한 걱정과 공포를 느끼고, 비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비만하다고 여긴다. 체중을 줄이기 위해 식사를 제한하거나 먹고 나서 인위적으로 토하는 등의 행동을 하는 이유다.
거식증 환자는 극단적 체중 감소로 탈모, 피부 건조, 전해질 불균형으로 인한 신장과 심장 기능의 장애 등 합병증을 겪는다. 너무 마른 여성의 경우 대뇌에서 호르몬 분비를 차단해 월경이 끊길 수 있다.
또 영양 상태가 나빠지면 뇌 위축이 일어나 집중력 저하나 기억력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쉽게 초조해하고 우울감을 느끼거나 자해 충동도 느낄 수 있다.
폭식증은 단순히 일시적인 과식이나 식탐이 아닌 음식에 대한 자제력을 잃는 증상으로, 비상식적으로 많은 양의 음식을 섭취하고, 폭식 후 반복적인 구토와 설사를 한다. 반복적인 구토와 이뇨제 남용으로 체내 전해질 불균형이나 저칼륨혈증, 저염소성 알칼리혈증 등이 유발될 수 있으며, 드물게 식도나 위가 찢어질 수도 있다. 또 폭식증 환자는 거식증 환자와 비슷하게 우울감, 불안 등의 증상을 보이며 고립된 경우가 많다.
섭식장애는 치료 기간이 길고 재발도 잦아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영양 상태에 문제가 있거나 합병증이 심하고, 심각한 정신장애가 따르면 입원 치료를 해야 한다. 의료진은 영양을 공급해 체중을 천천히 증가시키고 매일 같은 시간에 식사를 하도록 돕는다. 또 이상행동을 교정하는 인지행동 치료와 모임 등 사회적 활동을 격려한다.
박 교수는 “심한 저체중 환자는 체중과 영양 상태를 회복하기 위한 치료를 받게 되는데, 체중이 잘 회복되지 않거나 다른 합병증이 있다면 입원 치료를 받을 수 있다”면서 “건강한 수준의 체중 증가와 유지를 위한 인지행동 치료, 가족과 함께 시행하는 가족 치료, 동반된 우울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 치료 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