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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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기업, 고금리·고물가·고환율로 자금 사정 크게 ‘악화’

대구 기업 10곳 중 5곳 이상이 자금 사장이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상공회의소는 최근 지역 기업 283개 사를 대상으로 금리·환율·유가 등 3고(高)에 따른 ‘지역기업 자금사정 애로 및 지원과제’를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55.5%가 지난해 보다 자금사정이 더 나빠졌다고 답했다. 자금사정이 나아졌다는 기업은 7.5%에 그쳤다.

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 전경. 대구시 제공

자금사정이 나빠진 이유로는 ‘매출감소’(37.5%)을 가장 많이 꼽았고, 다음으로 ‘금리상승’(21.3%), ‘원자재가 상승’(20.2%) 등 순이었다. 금융권으로부터 자금조달 사정도 여의치 않았다. 자금조달이 ‘어렵다’고 응답한 기업이 47.3%로 그 중에서도 건설업의 응답비율이 가장 높아 침체한 지역 건설경기를 반영했다.

 

자금조달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서는 ‘고금리’(36.9%)를 가장 많이 꼽았고, ‘대출한도 축소/심사강화’(31.0%), ‘담보/보증 한도 부족’(14.3%) 등이 뒤따랐다. 기업이 금융권에서 이용하는 대출금리는 4~5% 구간이 가장 많았는데, 전체 평균은 5.06%로 집계돼 지난해 10월 발표한 4.3% 보다 0.76%포인트가 상승했다. 자금의 주 용도는 ‘원부자재 구매’(53.2) 비율이 가장 높았고, 건설과 유통서비스업은 ‘인건비’ 등 운전자금의 비율이 높았다.

 

정책자금 활용여부에 관해서는 ‘활용 중’이라는 응답이 44.5%로 절반에 못 미쳤는데 특히 건설업과 유통서비스업에서 활용도가 타 업종보다 더 낮았다. 반면 자동차부품은 67.6%로 가장 높은 활용도를 보였다. 활용중인 정책금융 상품은 신용보증, 저리대출, 이차보전 등의 순이었으며, 이용한도에 대해서는 ‘부족하다’는 의견이 65.1%로 다수를 차지했다.

 

정책금융을 활용하지 않는다는 기업들은 ‘필요성을 못 느껴서’(33.3%)라는 응답이 가장 많기는 했으나, ‘신청자격 미달’(22.4%), ‘정보부족’(17.3%), ‘대출한도 부족’(10.3%), ‘절차의 어려움’(9.0%) 등 포괄적 진입장벽이 높은 것이 더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2022년 대비 자금 사정. 대구상공회의소 제공

기업들은 자금애로 상황에 ‘긴축경영’(26.9%), ‘유보자금 활용’(24.5%) 등 자체적인 대응도 하고 있지만, 여전히 ‘금융권차입’(26.9%) 및 ‘정책금융 활용’(11.7%) 등 외부조달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상의 측은 "지난 1월부터 기준금리가 3.5%로 동결되면서 중소기업 대출금리도 5% 중반대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장기간 저금리 기조하에 있었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했던 만큼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 수준은 꽤 높은 편”이라 밝혔다. 

 

이재경 대구상의 상근부회장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경기부진 영향이 매출감소로 이어지고 있고, 금리뿐 아니라 환율, 유가 등 3고 현상이 기업경영과 자금사정을 더 위축시키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정책금융 한도를 확대하고, 선정기준 완화, 절차/서류 간소화 등을 통해 문턱을 크게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