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시 서고도리 서동생가터 유적에서 국내 최초로 중국 북주시대에 발행한 동전인 ‘오행대포(五行大布)’가 발굴돼 익산이 백제 국제 교류의 중심지였음을 재확인했다.
12일 문화재청과 익산시에 따르면 ‘서동생가터 유적정비’ 발굴조사를 통해 오행대포를 출토했다. 이 동전이 국내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행대포는 북주의 3대 황제인 무제(재위 572∼577) 때인 건덕(建德) 3년(574)에 주조한 화폐다. 백제가 남조뿐만 아니라 북조(북주)와도 활발히 교류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자료로 발굴에 참여한 전북문화재연구원은 평가했다.
지금까지 백제지역에서 중국과의 교류를 확인할 수 있는 화폐로는 1971년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에서 묘지석과 함께 출토한 ‘오수전(五銖錢)’이 대표적이다.
문화재청은 익산시와 함께 고도의 정체성 회복을 위한 고도보존육성사업으로 2021년부터 서동생가터 유적정비 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해 실시한 1차 발굴조사에서는 백제 대형 석축 저온 저장고 2기와 굴립주건물지 3동, 구상유구 1기, 조선시대 기와가마 5기 등 총 16기 유구를 확인했다.
이어 올해 진행 중인 2차 발굴조사에서는 뚜껑 덮인 ‘직구단경호’(곧은 입에 목이 짧은 항아리) 토기를 굴립주건물지(掘立柱建物) 초입부 구덩이에서 출토했다. 구덩이 크기는 길이 104㎝, 너비 91㎝, 깊이 34㎝ 정도다.
토기 내부에는 오행대포 5점이 ‘+’자 형태로 놓여 있었다. 이는 땅의 악한 기운을 누르고 선한 기운을 북돋우기 위해 의도적으로 매납(시신을 매장할 때 여러 가지 물건을 함께 묻어 바침)한 지진구(국가의 중요한 건물 등을 지을 때 땅 신에게 빌기 위해 매납하는 물건이나 제기)로 추정된다.
문화재청은 13일 오전 11시 현장에서 오행대포와 함께 그동안 발굴 성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익산시와 함께 이번 발굴조사 성과를 바탕으로 유적의 진정성 있는 보존과 활용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라며 “특히 고도보존육성기본계획에 따라 익산지역 백제왕도 핵심 유적과 연계해 고도의 정체성을 회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