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영 전 경찰청장이 13일 향년 71세로 별세했다.
허 전 청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쓰러진 상태로 가족에 의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곧바로 119에 신고했지만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가 오후 6시8분쯤 사망 선고를 받았다.
사망 원인은 심근경색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사인은 확인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1952년생인 허 전 청장은 대구 출신으로 외무고시에 합격해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경찰로 옮겨 청와대 치안비서관, 서울경찰청장 등을 거쳐 경찰청장을 역임했다.
서울청장 당시 경찰 수사 매뉴얼을 만드는 등 경찰 개혁을 추진한 그는 경찰청장으로 취임한 뒤 검찰과의 수사권 조정을 뚝심있게 추진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강력한 입장을 내세워 조직을 이끌면서 재직 내내 검찰과 긴장 관계를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노무현 정부 시절이던 2005년 1월 경찰청장에 취임한 허 전 청장은 같은 해 11월 1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쌀협상 국회비준 저지 전국농민대회’에서 시위 농민 2명이 경찰 진압 과정에서 다쳐 사망한 사건의 책임을 지고 12월 사퇴했다.
이후 2009년부터 2011년까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을 역임한 뒤 정계 진출을 모색했으나 뜻을 펴지는 못했다. 코레일 사장 재임 시절 용산 역세권 개발과 관련한 불법 자금 수수로 훗날 유죄를 선고받았다.
2012∼2013년 새누리당 서울 노원병 당원협의회 위원장을 지낸 허 전 청장은 2013년 4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때 해당 지역에 출마했으나 안철수 당시 무소속 후보에게 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