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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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지역균형 55%가 수도권 ‘쏠림’

지난 5년간 꾸준히 과반 유지
“취지에 맞게 운영돼야” 지적

서울대 지역균형전형으로 입학한 신입생 중 절반은 수도권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간 교육 불균형을 해소한다는 제도 취지가 무색하게 ‘수도권 쏠림’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이 15일 서울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학년도 서울대 지역균형전형 입학생 674명 중 수도권 출신은 373명으로 55.3%를 차지했다. 서울 출신은 169명(25.0%), 경기 182명(27.0%), 인천 22명(3.3%) 수준이다.

서울대학교에서 예비 대학생들이 선배들의 환영을 받으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대 지역균형전형은 전국 고교 학교장에게 최대 2명의 학생을 추천받아 학교생활기록부와 면접 등으로 평가하고 최종 수능 최저학력기준 이상을 받은 학생을 선발하는 제도다. 서울대는 입학생의 지역별 불균형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2005학년도 입시부터 지역균형전형을 도입했다.

 

하지만 지난 5년간 서울대 지역균형전형 입학생 중 수도권 입학생이 꾸준히 과반을 유지하고 있다. 수도권 입학생 비율은 2019년 50.7%, 2020년 51.5%, 2021년 51.5%, 지난해 50.7%로 지난 4년간 절반을 약간 웃돌다가 올해는 지난해 대비 4.6%포인트 상승했다.

 

수도권 인구가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긴 하지만, 지역균형전형으로 서울대에 입학한 수도권 학생 비율이 올해 55.3%까지 늘어난 것은 제도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장은 “지역균형전형은 이름처럼 다양한 지역의 아이들이 뽑힐 수 있도록 설계돼 있는 건 아니다”고 지적했다. 수능 점수를 반영하기 때문에 타 지역보다 수능 성적이 높은 학생이 많은 수도권이 합격에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구 소장은 “지역균형전형에 수능 최저기준을 미적용하거나 대폭 완화하는 등 형평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일지 국가 차원에서 연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 의원도 “지역균형전형은 지역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취지에 맞게 운영돼야 한다”며 “지역이 소멸하면 국가 전체가 소멸한다는 문제의식하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총체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