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타격을 받은 당이 아직도 절박함이나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한숨 쉬었다. 그는 15일 의원총회를 ‘안드로메다 의총’이었다고 깎아내렸다.
허 의원은 16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제가 사는 태양계 지구의 상식으로는 우리가 지금 엄청난 위기감을 느끼고 이대로는 공멸한다는 절박함이 있었어야 한다. 그렇게 말씀하신 분들은 발언하신 23명 중에 7명 정도였다”라며 전날 의총에 관해 총평했다.
허 의원은 “제가 아는 세계와는 동떨어진 얘기가 계속 나왔다고 생각했고 김웅 의원도 중간에 ‘이건 뭐 짜고 치는 거 아니냐. 설계가 되어 있는 것 같다’라며 나갔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송파구청장 선거였으면 이겼을 것이라든가, ‘부정선거’라든가 등 얘기가 나왔을 땐 눈앞이 캄캄해졌다”고 했다.
당내 ‘비윤(비윤석열계)’로 분류되는 허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에 쓴소리할 줄 아는 당내 인사들이 없다고도 일갈했다.
그는 “(의총에서) 용산(대통령실)에 대해서 얘기하신 분은 3명 정도”라며 “용산에 얘기해야 하는 부분들. 저희가 국민 민심을 읽고 그분들이 왜 아파하시고 속상해하시는지, 왜 저희에게 화가 나 계신지에 대한 것을 제대로 전달하고 잘못했던 건 잘못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어야 한다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많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허 의원은 전날에 이어 김기현 대표 사퇴론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국민 입장에서는 당대표가 바뀌든 안 바뀌든 상관없다”면서 “국민이 원하는 건 회초리를 때렸으면 아프다는 소리도 나오고, 아픈 척이라도 해야 하는 것이란 생각인데 그런 것도 못하니까 수직적이라는 말씀을 하시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허 의원은 전날 의총에서 “김기현 대표의 사퇴를 요구할 생각은 없다. 김 대표 스스로 결정할 몫이고, 어떤 방식이든 존중한다”면서 당 쇄신을 주문했다.
허 의원은 “우리는 지난해에도 이미 경험했다. 우리 손으로 뽑은 당 대표를 우리 스스로 끌어내리는 일은 반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다만 그는 “국민에게 회초리를 맞았으면 제대로 아파할 줄은 알아야 한다”면서 “손실보상금을 환수하는 게 소상공인을 분노하게 했다면 죄송하다고 말해야 한다. 여성가족부 폐지, 말만 해놓고 더불어민주당 핑계를 댔다면 지금이라도 강도 높은 조직 개편을 하겠다고 해야 한다”라고 했다.
아울러 “잼버리 행사의 책임을 따지며 호남 분들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면 정중하고 사과드려야 한다”면서 “보수 지지층도 걱정하는 과도한 이념 논쟁, 대통령께 간곡히 말씀을 올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인정하기 싫지만 지금 우리는 민주당만큼 후졌다”고 일침을 날렸다.
허 의원은 “이쯤 되면 다 같이 용산에 가서 ‘도끼 상소’라도 올렸어야 한다”면서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 ‘총선 참패하면 정권 흔들린다’, ‘대통령께서 원하는 대한민국 못 만든다’ 이렇게 호소해야 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