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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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놓쳐서는 안 될 제주 핫플레이스는 어디? [최현태 기자의 여행홀릭]

아끈다랑쉬오름 정상 억새. 최현태 기자

바람에 휩쓸리는 끝없이 펼쳐진 억새밭. 날이 차가와 질수록 클랭블루가 더욱 짙어지는 바다. 태고의 생명과 신비를 품은 곶자왈. 가을이 가장 아름다운 곳, 제주여행에서 놓쳐서는 안 될 그림 같은 풍경 속으로 달려간다. 

 

궁대오름 억새. 최현태 기자
어음리 억새밭.

◆은빛 억새 볼까 하얀 메밀밭 갈까

 

억새 만큼 가을 낭만을 더하는 곳이 또 있을까. 특히 제주는 오름마다 가을이면 온통 은빛 물결로 춤을 춘자. 많은 억새 명소가 있지만 서쪽 새별오름과 애월읍 어음리는 제주에서 규모가 큰 억새 군락지. 해질녘 주홍빛 노을에 반사돼 반짝이는 억새가 장관이다. 

 

제주 동쪽 억새 명소로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성읍저수지가 있다. 넓은 저수지에 펼쳐진 억새 평원은 거친 유채화를 보는 듯 황홀한 풍경을 자아낸다. 주변 소음이 거의 없고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억새 물결을 즐길 수 있다. 주변 도로 정비가 잘 되어 있어 산책하거나 드라이브를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이 외에도 표선면 가시리에 위치한 갑마장길, 가을낭만 가득한 금백조로 드라이브 코스, 해안 산책길 숨은 억새 명소 닭머르 해안길, 산굼부리, 동쪽 대표 오름 따라비오름, 궁대오름, 아끈다랑쉬오름을 추천한다.

 

와홀메밀마을.

억새만큼 가을 정취를 물씬 풍기는 곳이 가을 햇볕을 듬뿍 받고 흐드러지게 핀 새하얀 메밀꽃이다. 소박하고 소담스러운 꽃들이 부드럽게 펼쳐진 하얀 물결은 기분 좋은 청량감을 전한다. 메밀밭은 제주 전역에서 볼 수 있지만 오라동 메밀꽃밭과 와흘 메밀꽃밭, 보롬왓은 규모가 크고 풍경이 좋다. 메밀은 돌 많고 바람 거센 척박한 땅 제주에는 더없이 좋은 작물이었다. 예부터 제주의 구황작물로 흉년이 들 때면 주식으로 사용됐다. 지금도 제주에서는 메밀로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제주 대표 음식 중 하나인 빙떡부터 메밀조배기, 메밀묵과 몸국, 육개장, 접짝뼈국 등 탕국에도 메밀가루를 풀어 넣는다. 

 

사운드워킹.

◆곶자왈 즐기는 노르딕워킹·사운드워킹

 

생명의 땅 곶자왈을 품고 있는 마을 교래리에서는 음이온을 가득 느끼며 걸어보는 ‘삼다수숲길 노르딕워킹’을 체험할 수 있다. 노르딕워킹은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들의 하계 훈련을 위해 북유럽에서 시작된 걷기 운동법. 폴을 사용하는 사족보행 방식의 걷기 방법으로 자세 교정과 관절 및 척추 질환에 효과적인 건강 워킹법으로 각광 받고 있다. 교래리는 숲속 명상과 요가, 노르딕워킹 및 천미천 하천 트레킹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마을에서 머물며 여유롭게 여행하는 ‘카름스테이’가 제주마을관광 통합 브랜드로 운영된다.

 

‘사운드워킹’은 생태 소리를 통해 감각을 깨우는 트레킹 프로그램이다. 헤드셋을 착용하고 소형 녹음기를 손에 든 채 길을 걸으며 자연과 교감하며 걷는다. 사운드 워킹은 제주의 다양한 식생을 알아갈 수 있는 ‘화순 곶자왈’과 ‘저지오름’에서 진행된다. 슬리핑라이언으로 문의하면 된다.

 

나바론 절벽.

◆섬 속의 섬 추자도의 맛

 

가을은 추자도를 여행하기 가장 좋은 계절이다. 살이 잔뜩 오른 참조기와 단단하게 여물기 시작한 삼치만으로도 진수성찬을 맛볼 수 있어 맛과 멋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매력의 섬이다. 제주에서 배로 한 시간 가량 걸리는 추자도는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도 있지만 1박 2일 일정을 추천한다. 추자 군도의 웅장한 모습과 따뜻한 섬마을의 정취를 품은 올레길, 아름다운 일몰, 섬마을의 야경, 아침에 피어오르는 물안개, 추자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맛있는 민박 밥상까치 놓치기에는 너무 아쉽다.

 

영실 윗세오름.

◆가을 한라산 올라볼까

 

한라산 등반코스는 영실, 어리목, 성판악, 관음사, 돈내코 5개 코스로 백록담 정상까지 가는 길은 관음사와 성판악 두 곳이다. 가는 길이 고되지만 완만한 성판악 코스보다는 자연이 주는 경이로운 풍광을 만끽할 수 있는 관음사 코스를 추천한다.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고 나만의 정상을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해안선 기준 0m부터 한라산 정상까지 오르는 제로포인트트레일을 추천한다. 한라산 산행이 처음이라면 처음부터 욕심내어 정상까지 오르기보단 계절의 변화에 따른 한라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영실과 어리목 코스를 추천한다. 능선을 따라 펼쳐지는 자연의 신비로움과 함께 한라산 본연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유동룡(이타미 준) 미술관

◆바람의 건축가 유동룡(이타미 준) 미술관

 

제주의 풍광을 담아낸 바람의 건축가로 잘 알려진 유동룡(이타미 준)은 생의 후반, 일본보다 제주에서 더 활발하게 활동하며 제주 자연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제주의 풍토를 반영한 독자적인 건축 작품을 만들어 냈다. 그의 제주도 대표 건축물로는 2000년대 초반 지어진 ‘포도호텔’ ‘방주교회’ ‘수풍석미술관’ ‘두손미술관’이 있다. 일부 예약제로 운영된다. 유동룡미술관은 전시를 통해 영감을 받고 조용히 사유하며 즐기는 공간으로 기획됐다. 2층 전시실에서는 듣는 전시를 경험할 수 있게 오디오 도슨트를 마련했다. 음악가 양방언이 기획한 피아노 소리를 배경음악으로 작품을 읽어주듯 소개하는 오디오 도슨트를 통해 전시 작품을 소개한다.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