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저출산 기조와 대학 신입생 미충원 추세가 이어지면 20년 뒤 지방대학의 절반 이상이 사라질 위기에 놓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인협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에게 의뢰·작성해 17일 공개한 ‘지역인재 육성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방대학 발전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방인구 감소, 청년층의 수도권 집중현상,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지방대학은 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2021년 기준 신입생 미충원 인원을 살펴보면 수도권 일반 4년제 대학은 1만여명(5.3%)인 데 반해 비수도권 대학은 3만여명(10.8%)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지난해 출생아 수 25만명, 대학입학정원 47만명이 그대로 유지되면 2040년 초엔 50% 이상의 대학에서 신입생 미달 사태가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학령인구가 수도권으로 집중되면서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들이 문을 닫을 것이라는 ‘지방대학 벚꽃엔딩’ 속설도 현실화했다. 보고서는 대학정보 공시를 바탕으로 서울 경복궁 기준 전국 모든 대학의 거리를 산출한 뒤, 거리에 따른 2023년도 신입생 경쟁률 및 충원율, 졸업자 취업률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서울에서 멀어질수록 대학 신입생 경쟁률은 서울지역 대학보다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지역 대학 경쟁률은 최대 20대 1 내외이지만, 충청·대전지역은 경쟁률이 10대 1을 넘기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신입생 충원율, 졸업자 취업률도 유사했다.
보고서는 지역균형발전의 핵심인 지방대학 활성화를 위해선 ‘특·구·책’(특성화, 구조조정, 책무강화)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지방대학은 특성화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과감한 구조조정과 함께 예산이 낭비되지 않도록 책무성도 강화하는 성과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