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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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방역사 안전사고 증가세… 산재 신청은 10명 중 1명꼴 “청구 방법 몰라”

응답자 95.6% '부상 경험 있다'
50.3% "치료 비용 본인 부담"
"정부, 안전 대책 강화·지원 확대 필요"

지난해 가축 질병 관리 부문 안전사고가 4년 전과 비교해 40%가량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구조적인 문제로 안전사고 발생 시 산재보험을 청구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최춘식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노동부에서 제출받은 ‘가축질병에서의 필수 업무 및 필수업무 종사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업무 수행 중 부상 경험 여부’에 대해 전체 응답자 203명 중 95.6%(194명)가 ‘부상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부상 경험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3.9%(8명)에 그쳤다.

사진=연합뉴스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6년간(2018∼2023년 8월) 발생한 가축방역사 안전사고는 총 216건이다. 2018년 27건이었던 안전사고 발생 건수는 2019년 28건, 2020년 43건, 2021년 36건, 2022년 43건으로 증가세를 보였고, 올해의 경우 8월 말 기준 39건을 기록했다. 아직 4개월이 더 남았음을 감안하면 사고 발생 건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고는 주로 시료 채취와 채혈 작업 과정에서 다수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응답자는 “주사를 놓으려는 과정에서 소가 난리를 치기도 하고, 채혈하는 과정에서 소가 발버둥 치는데 손가락 절단 사고가 나는 경우도 있다”며 “근골격계 질환은 항상 안고 산다”고 증언했다.

 

한편 고용노동부가 197명의 가축방역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안전사고 발생 시 치료 비용을 본인이 부담 한다(50.3%)고 응답한 비율은 절반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산재보험을 청구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14.7%에 불과했다. 이외에 회사부담(3.6%), 경미한 부상으로 미조치(27.4%), 기타(4.1%) 순이었다.

 

산재보험을 청구하지 않은 이유로는 ‘청구 방법을 몰라서’라고 답한 비율이 33.0%로 가장 많았다. 또한 응답자의 9.1%는 ‘회사에서 청구하지 말라고 해서’, 12.5%는 ‘동료 직원의 눈치가 보여서’라고 답했다. 즉 비자발적인 이유로 산재보험을 신청하지 못한 경우가 절반이 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최춘식 의원은 “매년 가축전염병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가축방역사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가축방역사가 안전하게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안전 대책을 강화하고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채명준 기자 MIJustic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