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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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이주 열풍 시들… 14년 만에 유출 늘어

청년 인구 2018년 대비 7.2% 줄어

이주 열풍으로 한때 연간 1만명 이상 인구가 늘던 제주도가 14년 만에 인구 감소가 우려된다. 특히 청년층 이탈이 두드러진다.

 

18일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들어오는 인구(전입)보다 나가는 인구(전출)가 많아진 제주는 9월까지 총 1026명의 순유출을 보이고 있다. 주민등록인구도 올해 9월 기준 67만6317명으로 지난해 말(67만8159명)과 비교해 1842명 줄었다.

 

제주에서 인구 순유출이 발생한 것은 1015명이 빠져나갔던 2009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2014년에는 순유입 인구가 처음으로 1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2016년에는 역대 최다인 1만4632명을 기록했다. 제주살이 열풍이 유행처럼 불던 때였다.

제주도 이주청년 웰컴키트. 제주도 제공

그러나 2017년을 기점으로 상승 곡선이 꺾여 순유입 규모가 점차 감소 추세를 보였고, 결국 올해 들어 연초부터 순유출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올해 5월 기준 50대 이상 연령층은 늘어난 반면 40대 이하 연령층은 모두 줄었다. 9세 이하 1457명, 10대 422명, 20대 1723명, 30대 757명, 40대 686명 등 40대 이하 5045명이 제주를 떠났지만 50대 595명, 60대 2378명, 70대 370명, 80대 290명, 90대 이상 310명 등 50대 이상 3943명은 제주로 유입됐다.

 

청년(20∼39세) 인구 감소추세가 두드러진다. 2022년 도내 청년 인구(주민등록 기준)는 15만7359명으로, 전년(2021년) 16만1949명에 비해 2.9%(4690명) 감소했다.

 

지난해 청년 인구는 2018년 16만9441명 보다 7.2% 줄었다.

 

도는 제주 이주 열풍이 식으면서 청년 전입이 줄고 대신 취업 등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떠난 청년층 인구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제주시 특급호텔 인사 관계자는 “다른 지방에서 취업하러 온 청년들이 1년 정도 근무하고 떠난다”라며 “지역 청년 우선 고용하려 해도 구인난이다. 수시 채용으로 전환해도 구인이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6월 발표한 ‘제주지역 청년인구 순유출 분석 자료’에서 “(청년층 유출이 많아진 것은) 저임금 등 열악한 근로환경과 높은 생활물가, 주거비용 부담, 자영업 불황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도는 이주 청년들을 위해 단기 정책으로 정착지원 학교 등의 정책을 펴고 있다.

 

또 이주 청년 1200명을 대상으로 핸드워시와 칫솔, 샴푸, 카카오볼 아몬드 등의 웰컴키트를 제공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청년 이주 활성화를 위한 뾰족한 대책은 없는 실정이다.

 

도는 장기적으로는 출산율을 끌어올리고 그린수소와 바이오 등의 신산업 일자리 창출을 통한 청년 인구 유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