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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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7일 빨리 늙어”…비만·흡연보다 해롭다는 ‘이것’

불안한 주거 환경이 비만, 흡연보다 신체 노화를 앞당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지난 12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에식스대와 호주 애들레이드대 연구진은 학술지 '역학및지역사회건강저널(Journal of Epidemiology and Community Health)'에 불안한 주거 환경으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가 생물학적 노화를 가속할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최근 발표했다.

 

생물학적 노화란 실제 나이와 관계없이 신체 조직과 세포의 기능이 저하되는 것을 뜻한다.

 

연구진은 백인 영국인 1420명의 거주환경과 건강정보를 수집했다. 혈액 표본으로 유전자(DNA)를 분석해 개인의 생물학적 노화 속도를 비교 분석했다.

 

조사 결과, 민간 주택을 임차해 거주하는 세입자는 실업, 비만, 흡연 등을 겪은 사람보다 연간 17일 정도 더 빨리 늙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화 가속도는 실업이 9.9일, 비만이 8.4일, 흡연이 7.7일이었다.

 

주거환경이 안정되면 노화 속도는 줄어들었다. 자가 소유자의 노화 가속도는 연간 3일에 불과했다. 장기 임대 기간을 보장받고 임차료의 상당 부분을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공공 임대주택 세입자는 연간 4.8일 더 빨리 늙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악한 주거 환경도 노화를 앞당기는 원인 중 하나로 조사됐다.

 

거주 공간이 좁은 환경은 연간 5.1일 더 빨리 사람을 늙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난방시설이 부족한 열악한 주거 환경은 8.8일, 누수 상황은 4.8일 더 빨리 늙게 했다.

 

연구진은 임대료 지원 등의 부동산 대책이 시민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연구진은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임대료 상승을 제한하는 정책이 개인의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주거 환경 개선 단체 제너레이션렌트의 부회장인 댄 윌슨 크로는 “주거 환경은 개인의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며 “집에서 얼마나 오래 살 수 있는지가 확실하지 않으면 신체는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했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