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수처의 수사력이 도마에 올랐다. 공수처가 올해 한 건도 직접 기소를 하지 못하는 등 성과가 미진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공수처 폐지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과 김진욱 공수처장은 세계일보가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인용해 공방을 벌였다.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 국정감사에서 “과연 대한민국 사법체계에 공수처가 없어서 문제될 게 있을까 할 정도로 아쉬움이 많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지금 이 상태의 공수처는 오히려 폐지가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초라한 성적표”라고 평가했다. 공수처가 올해 9월30일까지 직접 처리한 1470건의 사건 중 직접 기소한 사건은 ‘0건’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공수처가 검찰에 기소를 요구한 사건도 2건에 불과했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공수처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변호사 554명 중 74%(412명)가 부정적으로 답변한 본지 설문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폐지론’에 힘을 실었다. 이에 대해 김 공수처장은 같은 설문조사를 인용하며 “(조 의원은) 설문조사 전반부만 말했는데 후반부를 보면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39%, 나머지는 ‘공수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31%, ‘그대로 운영해야 한다’ 16%”라며 “변호사들은 ‘(공수처가) 현재는 잘 못하지만 폐지보다는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등 합리적으로 보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반박했다. 다만 수사 실적이 미진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국민들의 높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 공수처의 책임자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유감을 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공수처가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표적 감사·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낼 것 촉구했다. 김 공수처장은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 최대한 빨리 증거를 통해 (규명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