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4살 여아에 유사성행위 한 20대, ‘잘못 반성’ 2심서 감형

심신미약 이유로 항소… 2심 재판부 “교정 가능성 배제 어려워”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교회에서 놀고 있는 4세 여아를 유인해 최면제를 탄 우유를 먹이고 유사성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2심에서 감형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죄를 반성하고 있고 잘못된 성관념을 교정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이렇게 판시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고법 형사1부(부장 진성철)는 최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13세 미만 약취·유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27)씨에 대해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이에 더해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과 장애인 관련 기관에 취업제한 등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4일 평소 다니던 교회에 갔다가 여자아이들이 없자 다른 교회로 가서 보호자와 떨어져 있는 B(4)양에게 접근해 “내 차에 아픈 고양이가 있다”고 유인해 자기 집으로 데려갔다.

 

이후 그는 B양에게 최면 진정제를 섞은 딸기우유를 마시게 하고 성적 학대를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자신이 다니는 교회에서 어린 여자아이들을 보고 성욕을 품었고, 자기 정액을 담은 주사기를 아이에게 주입하는 방법의 범행을 실행하기로 마음먹은 뒤 직접 도구를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자폐스펙트럼 장애와 우울성 장애로 인한 심신미약을 주장했지만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만 4세에 불과한 B양을 유인해 복용해서는 안 되는 최면 진정제를 마시게 하고, 주사기를 이용해 괴이하고 충격적인 범행을 저질렀다”며 “B양과 가족들은 앞으로 어디를 가든 이 사건 범행과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 속에서 살아야 할 것으로 보이는 등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이후 A씨 측은 양형 부당과 심신미약을 이유로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A씨가 정신지체 3급으로 범행 당시 심신미약의 정도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책임능력이 통상적인 성인보다 부족한 점이 인정되고,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을 통해 왜곡된 성관념을 교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