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수출된 냉동김밥이 미국 유기농마트에서 품절 사태를 일으키는 등 새로운 K푸드 바람을 이끌고 있다. 한국 쌀가공식품 수출이 매년 증가하는 가운데 ‘가공밥’ 수출은 냉동김밥 열풍에 힘입어 3년 전 대비 2배가량 늘었다.
23일 한국쌀가공식품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쌀가공식품 누적 수출금액은 1억3502만9000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12.8% 늘었다.
쌀가공식품 6가지 분류 중 곡물가공품 수출이 1억616만3000달러로 가장 많았고, 전통주(1056만5000달러), 쌀음료(1000만1000달러), 쌀과자(477만8000달러), 기타곡물조제품(240만9000달러), 쌀국수(111만3000달러) 수출이 뒤를 이었다.
한국 쌀가공식품 수출 규모는 2020년 1억3804만9000달러에서 2021년 1억6401만달러, 2022년 1억8178만6000달러로 늘었으며 올해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곡물가공품 중에서도 ‘가공밥’이 최근 전체 쌀가공식품 수출 상승세를 주도하는 모양새다.
가공밥에는 ‘햇반’으로 대표되는 무균밥부터 볶음밥과 죽류, 최근 동영상 플랫폼 ‘틱톡’으로 인기를 얻은 냉동김밥도 포함된다.
가공밥 수출 규모는 2021년 5721만3000달러로 떡류(6585만3000달러)보다 적었지만 지난해 7524만달러로 31.5% 급성장하며 떡류를 앞질렀다.
가공밥 수출 성장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8월까지 가공밥 수출금액은 5745만7000달러로 집계돼 지난해 동기대비 17.6% 증가했다. 최근 많은 식품 제조업체들이 냉동김밥 수출에 뛰어들고 있는 만큼 올해 남은 기간 가공밥 수출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연말까지 17.6% 증가율을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올해 가공밥 총수출 규모는 8800만달러를 넘을 전망이다. 이는 3년 전인 2020년(4583만3000달러)의 2배에 달하는 숫자다.
쌀가공협회는 “가공밥 부문 기술이 날로 향상되는 가운데 해외 소비자의 기호도에 따라 매년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면서 “특히 냉동김밥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꾸준하게 기술개발을 한 결과 여러종류의 제품으로 출시됐고, 육류에 대한 비관세장벽이 높은 국가(미국, 중국 등)에 비건김밥으로 수출해 외국 채식주의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떡류 역시 여전한 수출 인기 품목이다. 특히 몇 년 전부터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 떡볶이 열풍이 불면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컵볶이, HMR 떡볶이 등이 선풍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수출 규모가 가장 많이 늘어난 품목은 쌀음료 중에서도 ‘식혜‘다. 식혜는 올해 8월까지 지난해 동기대비 47.2% 늘어난 121만6000달러 수출됐다. 식혜 수출은 2021년(176만1000달러)에서 지난해(1271만3000달러) 26.5% 줄었다가 올해 다시 증가했다.
전통주는 올해 수출이 줄었다. 막걸리(9625달러), 약주(489달러), 청주(451달러) 모두 수출이 감소세를 보여 전체 전통주 수출은 9.7% 떨어졌다.
한국 쌀가공식품 수출은 수년째 증가하고 있지만, 각국 식품 검역, 생산자 등록 등 비관세장벽이 높아지는 추세여서 수출 환경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국내 쌀가공식품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공동브랜드가 생겨났다. 2020년 조직된 쌀가공식품 수출협의회가 부여하는 ‘코레시피’(Korecipe)다.
쌀가공식품협회는 “국내 중소기업들 해외 우량바이어와 사전 수출 협의를 통해 해외시장에 적합한 쌀가공식품을 선정하도록 하고 패키지 리뉴얼부터 동판비 지원, 제품수출, 해외 마트 입점, 현지 인플루언서 SNS광고 및 옥외 광고까지 해외 판매에 필요한 대부분의 인적, 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면서 “다음 달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중심으로 13개 마트에 코레시피 인증 제품을 입점하고 시식 및 판촉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