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낯선’ 급성 E형 간염, 국내 급성 바이러스 간염 중 두번째로 많아 주의 필요

국내에서 가장 흔한 급성 바이러스 간염은 ‘급성 A형 간염’이고, 다음으로 일반인에게 다소 낯선 ‘급성 E형 간염’이 많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최광현·정숙향 교수 연구팀은 2020년부터 2021년 국내 12개 대학병원에서 급성 바이러스성 간염 환자 데이터를 수집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24일 밝혔다.

 

연구기간 동안 등록된 총 428명의 급성 간염 환자 중 37.4%인 160명이 ‘급성 바이러스 간염’으로 진단됐다. 

 

바이러스 간염 원인에서 급성 A형 간염이 78.8%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뒤이어 급성 E형 간염(7.5%), 엡스테인-바 바이러스 간염(3.1%), 급성 B형 간염(3.1%), 급성 C형 간염(1.9%), 거대세포바이러스 간염(1.2%), 헤르페스-심플렉스 바이러스 간염(0.6%) 순으로 나타났다.

 

이 중 입원 치료한 환자 비율은 86.7%, 투석치료를 받은 환자 비율은 3.2%,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 비율은 0.6%로 나타났다. 1.3%의 환자는 간부전을 보였지만 간이식을 받거나 사망한 환자는 없었다.

 

A형 간염 환자의 40.5%는 익히지 않은 조개·굴을, E형 간염 환자의 27.8%는 말린 과일을, 11.1%는 맷돼지의 혈액 및 담즙을 섭취한 것으로 보고됐다. A형 및 E형 간염은 오염된 음식물을 통해 감염될 수 있어 예방하기 위해서는 음식을 높은 온도에 가열해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하다. A형 간염은 예방 백신이 있어 만성 간 질환자의 경우 접종이 필수적이다. 반면 E형 간염은 아직 백신이 없어 평소 손 씻기, 음식 익혀먹기, 물 끓여마시기 등 개인위생 관리를 통해 예방에 신경써야 한다.

 

급성 바이러스 간염은 바이러스가 원인이 되어 간 조직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2017년 기준 세계적으로 3억 4000만 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감염되면 잠복기를 거쳐 발열, 구토, 복통, 황달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대부분의 환자는 치료를 통해 회복되지만 만성 간 질환이 있거나 면역력이 약할 경우 드물게 간 기능이 상실되는 간부전이 나타나거나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최광현 교수는 “급성 바이러스 간염 중 국내에서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급성 A형 간염에 대해서는 항체 형성률이 낮은 20대에서 40대가 가장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그 뒤를 잇는 급성 E형 간염에 대해서는 일반인은 물론이고 의료인 사이에서도 인지도가 낮아 조금 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