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소방차와 구급차가 분주하게 움직여서 뭔 일인가 했더니 싱크홀이 생겼다고 하더라고요. 나중에 현장 사진을 보고 생각보다 커서 놀랐어요."
2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IFC몰 인근 자동차매장에서 일하는 유지윤(30)씨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유씨는 "출퇴근 시간에는 (교통섬이)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이 꽉 차는데 그때 이런 사고가 없었던 것이 다행"이라며 "워낙 많이 지나다니는 곳이라서 나한테도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에 불안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께 이 매장 앞 도로 내 횡단보도를 잇는 교통섬에서는 가로 0.5m, 세로 0.3m, 깊이 2.5m 규모의 땅꺼짐 사고가 발생했다.
영등포소방서와 영등포구청에 따르면 이 사고로 30대 남성 행인이 허벅지에 찰과상을 입고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구청 관계자는 "상·하수도관 파손 등 현재까지 추가 피해 사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구청은 오후 3시께 흙과 돌로 싱크홀을 메워 응급 복구 작업을 마치고 주위에 통제선을 설치했다. 인근 도로는 통제되지 않았다.
구청은 다음날 중으로 보도블럭을 설치하고 복구 작업을 모두 마칠 계획이다.
인근 공사 관계자들은 원인을 파악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KT와 한국지역난방공사도 직원을 보내 매설된 통신케이블과 열수송관이 파손되지는 않았는지 확인했다.
구청은 땅속에 또 다른 빈 공간(동공)이 있는지 확인하고 정확한 원인을 파악할 계획이다.
유동 인구가 많은 서울시내 도로에서 싱크홀 발생이 잇따라 시민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인근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김성길(27)씨는 "크게 다친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지만 싱크홀이 조금만 더 크고 깊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하니 아찔하다"며 "큰 사고가 나기 전에 시청이든 정부든 싱크홀 관련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2일 오전에도 서울 강남구 지하철 9호선 언주역 8번 출구 앞 봉은사로에 지름 1m, 깊이 1.5m가량의 땅꺼짐 현상이 발생한 바 있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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