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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에 앙심 품고 ‘사생활 대화’ 녹음한 공무원…法 “정당행위 인정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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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지적에 앙심, 녹음기 켠 공무원…정당행위 주장했지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상급자의 지적에 앙심을 품고 사생활 대화를 녹음한 공무원의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통신비밀보호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및 자격정지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1월부터 약 6개월간 팀장 B씨가 방문자와 나눈 대화를 녹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르면 누구든 공개되지 않은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해선 안 된다.

 

법정에 선 A씨는 일과시간 중 자신의 사무실 자리에서 들리는 대화를 녹음했을 뿐 '공개되지 않은 대화'가 아니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또 B씨의 청탁금지법위반 정황을 신고하기 위해 녹음했으므로 정당행위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B씨의 대화는 딸의 생활 습관이나 결혼 의사 등 가족 사생활과 밀접한 이야기였다고 짚었다. 비밀까지는 아니어도 통신비밀보호법의 보호대상이라는 것이다.

 

또 사무실 직원들의 자리가 칸막이로 분리돼 있고 민원인들 역시 사무공간에 자유롭게 출입할 수 없었다며 B씨와 방문자의 대화를 '공개되지 않은 대화'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정당행위 주장에 대해서도 "(A씨가 작성한 글을 보면) 업무미숙이나 근무태도 지적으로 B씨에 대한 반감이 누적돼 있다"며 "서운함, 불만, 앙심을 품고 녹음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 역시 "B씨가 비위를 저지를 것이라는 막연한 의심으로 사생활 대화를 녹음했다"며 A씨의 정당행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 역시 1·2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