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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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탈취 위한 군인의 흉기 난동…다른 군인들은 한동안 구경만

군용 대검 들고 차량 3대에 잇따라 접근해 위협
시민들은 검문인 줄 알고 차 세웠다가 뒤늦게 위협 감지

"옆에 장갑차들이 가만히 서 있고 군인이 차 옆으로 붙어 세우길래 사고가 나서 검문하는 줄 알았습니다."

27일 오전 8시 45분께 경기 파주시 조리읍의 한 왕복 4차선 도로.

1차로엔 군 훈련을 마치고 부대로 향하는 장갑차와 군용 트럭들이 줄지어 서행하고 있었다. 갓길에 접촉 사고가 난 차들이 있어 교통이 혼잡한 상황이었다.

27일 경기 파주시에서 장갑차에 탑승 중이던 군인이 갑자기 내려 흉기 난동을 부린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검거 직후 피의자의 모습. 파주경찰서 제공

갑자기 군인 한명이 도로를 가로질러 차 사고로 갓길에 세워진 차량을 향해 달려갔다.

장갑차에 탑승 중이던 A 상병이었다.

A 상병은 사고 차량의 문을 열려고 했지만 잠겨 있었고 해당 운전자가 반응하지 않자 바로 옆 2차로에 있는 차량 앞을 가로막았다.

그는 차량의 창문 틈으로 "차 키를 내놔라" 소리치며 군용대검을 들고 협박했고 이에 위협을 느낀 운전자는 그대로 차를 몰고 달아났다.

A 상병은 이 차량을 잡기 위해 전력 질주하다 차량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멈춰 섰다.

다시 돌아온 A 상병은 뒤따르는 차량 운전자를 향해 같은 범행을 반복했다.

차창 안으로 손까지 집어넣으며 매달렸다.

이 과정에서 운전자는 방어를 위해 군용대검으로 협박하는 A 상병을 매단 채 10m 정도를 직진했다.

이 차량은 좌측 도로에서 직진하던 SUV 차량의 후미를 박고 멈춰 섰다.

27일 경기 파주시 조리읍에 있는 한 도로에서 장갑차에서 갑자기 뛰어 내려 시민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현역 군인 A 상병이 군사 경찰로 인계되고 있다. 연합뉴스

A 상병은 뒤따라오던 군 관계자에게 잡힌 뒤 계속 몸부림쳤다.

차량 3대를 향한 A 상병의 흉기 난동 범행은 5분 이상 진행됐다.

군인들은 A 상병이 차 사이를 활보하며 범행하는 동안 별 조치를 하지 않다가 세 번째 차량을 상대로 한 범행이 발생했을 때 1명이 차에서 내려 제압했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운전자는 "군인이 갑자기 승용차 옆으로 붙어 차량을 세웠다"며 "옆 차선 장갑차에 있던 군인들은 쉽사리 내려오지 못하고 나중에 한 분이 쫓아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도착했을 때도 극도로 흥분한 A 상병은 도로 바닥에 한동안 누운 채 일어나지 않고 반항했다.

A 상병은 피의자 조사를 위해 인근 파주경찰서로 연행됐고, 이날 낮 12시 40분께 군모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수갑을 찬 채로 군사 경찰에 인계됐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