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이루마씨가 전(前) 소속사를 상대로 낸 약정금 반환 소송 2심에서도 일부 승소했다. 항소심을 통해 이씨가 돌려받을 금액은 20여억원에 해당한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34-2부(부장판사 김경란·권혁중·이재영)는 이씨가 공연·음반 기획사 스톰프뮤직을 상대로 낸 약정금 등 소송 2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이에 따라 스톰프 뮤직은 이루마에게 26억여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지연이자를 더하면 이루마가 돌려받을 금액은 3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1심은 사측이 이씨에게 12억4100여만원에 대해 2021년 11월10일부터 올 2월15일까지 연 6%로, 이후부터 금액을 모두 지급하는 날까지 연 12%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그러나 항소심은 지급 총액을 26여원으로 보고 스톰프뮤직 측이 이씨에게 해당 금액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씨는 2001년 2월 스톰프뮤직과 전속계약을 맺고 활동하다 2010년 9월 정산내역 공개 의무 위반, 정산 의무 불이행 등을 이유로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2010년 6월에는 자신이 소유한 저작권을 음악저작권협회에 신탁하고, 같은 해 12월 스톰프뮤직과 전속계약효력 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해 일부 승소했다.
이후 2017년 3월 스톰프뮤직에 대한 저작권 침해 금지 가처분신청이 기각되자 2018년 8월 회사를 상대로 약정금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항소심에서는 양측이 맺은 약정 변경 계약 유효기간이 변수가 됐다.
이씨와 회사는 2001년 최초 전속계약을 맺은 이후 2004년 7월 계약을 변경했다. 여기에는 회사가 이씨에게 저작권료와 로열티를 포함해 앨범 1장당 1500원을 지급하고, 디지털 음원 수익이 발생할 경우 순수익(저작권료 포함) 15%를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양측은 저작권 계약 기간을 10년으로 명시하고, 계약기간 만료 3개월 전 해지를 통보하지 않을 경우 계약은 자동으로 1년 연장된다고 합의했다.
이후 이를 근거로 이씨와 회사는 2009년 7월 한 차례 더 계약을 변경했다. 이를 통해 이씨의 인세는 앨범 1장당 2000원으로, 디지털 음원 수익 발생에 따른 수익도 30%로 조정됐다.
1심에서 스톰프뮤직 측은 저작권계약에 포함된 계약 종료를 전제로 순수익 30%란 비율이 정해진 것이라며, 변경 이전 15% 수준의 비율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은 양측간 전속·저작권 변경 계약의 유효 기간에 대해 2009년 체결 시점을 기준으로 10년 이후인 2019년 7월1일이라고 판단했는데 항소심에서는 이를 확장해야 한다고 봤다.
2심 재판부는 계약 당시 음원으로 인해 수익이 생기는 한 회사가 수익금을 분배하기로 했기에 회사의 '분배의무'에 기한이 없다는 이씨 측 주장을 받아들여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