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에게 걸어가는 한 걸음 한 걸음이 오체투지였다. 좀 더 다른, 나만의 시로 가는 길에는 나귀도 마방도 없었다.”(시집 ‘백 년의 내간체’ 작가의 말 중)
평생 치열하고 뜨겁게 시를 썼지만, 나이 예순을 넘겨서야 시집 4권을 남긴 이정모 시인이 지난 27일 오후 10시쯤 양산부산대병원에서 눈을 감았다. 향년 74세.
1949년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자란 고인은 생업 때문에 시인의 꿈을 접어둔 채 부산은행에 다녔고, 50대에는 개인사업을 했다. 그래도 시작(詩作)을 멈추지 않았고, 2007년 월간 ‘심상’ 신인상을 받으며 늦깎이 등단했다.
고인이 올해 낸 마지막 시집 ‘백 년의 내간체’를 마무리한 손음 시인은 “항암치료를 하느라 화장실에 기어가면서도 시를 쓰신 분이었다”고 말했다.
유족은 부인 염현숙씨와 자녀 이은빈·이규호씨 등이 있다. 발인 30일 오전 6시, 장지 양산 천주교하늘공원.
암에도 꺾이지 않던 詩 사랑… 이정모 시인 별세
기사입력 2023-10-29 22:13:54
기사수정 2023-10-29 22:13:53
기사수정 2023-10-29 22:13:53
김용출 선임기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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