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6·인터 마이애미)는 2004∼2005시즌 스페인 ‘명문’ FC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뒤 전설을 써 내려 갔다. 그는 2021년까지 17년간 바르셀로나에 몸담으며 통산 778경기 672골을 기록, 4번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비롯해 프리메라리가 10회·코파 델 레이(국왕컵) 7회 등 클럽팀에서 모든 트로피를 휩쓸었다. 이 기간 영예의 발롱도르 상을 7번 차지하기도 했다.
다만 그에게도 아쉬운 것이 있었다. 바로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의 커리어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때 결승전까지 올라갔지만 독일에 패하면서 고개를 떨궜고, 2016 코파 아메리카에서도 준우승에 머물러 우승 트로피를 조국에 선사하지 못했다. 이런 메시가 2021년 코파 아메리카에서 우승 트로피를 든 데 이어 지난해 겨울 카타르 월드컵에서 대망의 월드컵까지 들어 올리며 축구 선수로서 황혼기의 나이에 모든 한을 풀었다. 카타르 월드컵에선 7골 3어시스트로 맹활약하며 ‘레전드’ 디에고 마라도나 이후 36년 만의 아르헨티나 우승에 앞장섰다. 마지막 결점까지 없어진 메시는 진정한 역대 최고의 선수(GOAT, The Greatest Of the All Time)로 등극했다.
5번의 도전 끝에 월드컵을 거머쥐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낸 메시가 생애 8번째 발롱도르를 수상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메시는 3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3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남자 선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메시는 전 세계 100명의 기자단 투표에서 지난 시즌 유럽 트레블(3관왕)을 달성한 ‘괴물 골잡이’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 파리 생제르맹(PSG) 동료였던 킬리안 음바페 등을 제치고 발롱도르를 손에 얻었다. 홀란이 2위, 음바페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발롱도르를 아쉽게 놓친 홀란은 최고 골잡이에게 주는 ‘게르트 뮐러 상’을 받았다.
2021년 이후 2년 만에 발롱도르를 탈환한 메시는 무려 8번째(2009, 2010, 2011, 2012, 2015, 2019, 2021, 2023) 수상을 완성했다.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5회·알 나스르)를 제치고 최다 수상 기록을 보유하고 있던 메시는 자신의 기록을 한 번 더 경신했다. 세계적인 축구 선수들이 꿈꾸는 최고 권위의 발롱도르는 1회만 수상해도 축구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기는데, 메시는 이를 8번이나 수상한 것이다.
또 올여름 PSG를 떠나 미국 인터 마이애미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메시는 처음으로 유럽 구단이 아닌 선수로 발롱도르를 받는 기록도 썼다. 만 36살에 발롱도르 수상자가 된 그는 역대 최고령 2위 기록도 작성했다. 역대 최고령 수상은 1956년 스탠리 매슈스(잉글랜드)의 41살이다. 메시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이런 업적들을 이룰 수 있다고 상상하지 못했다”며 “세계 최고의 팀, 역사에 남을 팀에 몸담았던 덕분이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는 “월드컵, 코파 아메리카에서 우승하고 이렇게 개인상까지 받아 매우 기쁘다. 발롱도르는 받을 때마다 항상 특별한 상”이라고 기뻐했다.
한편 국가대표 수비수 ‘철벽’ 김민재(26·바이에른 뮌헨)는 이번 발롱도르 투표에서 22위에 올랐다. 아시아인 선수 중 유일하게 발롱도르 후보 30명에 포함된 김민재는 수비수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자리하며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인정받았다. 수비수로 함께 후보에 오른 요슈코 그바르디올과 후벵 디아스(이상 맨체스터 시티)는 각각 25위와 30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