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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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배제는 역차별" 외쳤던 건대, 결국 백기…충북도와 갈등 봉합?

충북도의 의대 정원 확대 발표로 ‘역차별’을 주장하며 갈등했던 건국대학교가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며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1일 도에 따르면 전날 김영환 충북지사는 도청에서 유자은 건국대 이사장을 만나 도내 북부지역 의료 공백 해소와 의대 정원 확대 문제, 지역 기여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건국대 충주병원은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도내 북부지역의 필수의료와 응급의료를 담당하는 상급병원의 역할을 해야 한다”며 “충주병원의 의대 정원은 도내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존재하는 만큼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0월 31일 김영환 충북지사와 유자은 건국대 이사장이 도청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그러면서 “충주시민을 포함한 도내 북부권 도민들의 신뢰를 받을 때 (의대)정원 확대를 포함한 적극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충주의료원, 충북대병원 등과도 협력해 신뢰받는 병원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도는 이날 유 이사장은 김 지사의 의견에 공감하고 건국대 충주병원이 도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진 확충과 시설 개선 등 투자 의지를 보였다고 전했다.

 

또 건국대 측은 앞서 충주에 약속 바 있는 300억원 규모의 투자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는 후문이다.

 

구체적인 내용 없이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김 지사는 지난달 17일 현재 49명의 충북대 의대 정원을 150명 이상으로 늘리고 카이스트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 50명, 국립치과대학 70명 신설을 요구 계획을 발표했다.

 

정원 40명인 건국대 의대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다.

지난 10월 31일 충북도청에서 김영환 충북지사와 유자은 건국대 이사장 등이 의대 정원 확대, 북부지역 의료 서비스 등을 놓고 논의했다. 충북도 제공

당시 김 지사는 “건국대 서울병원을 위한 대학이 아니라 충북의 의료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에 대한 응답이 먼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충주지역 정치권과 건국대, 시민사회단체 등은 건국대 배제는 역차별이라며 반발이 이어졌다.

 

논란이 끊이지 않자 유 이사장이 김 지사를 찾았으나 명확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

 

도 관계자는 "교육부도 무늬만 지역 정원이라고 비판받는 일부 의대는 지역사회 기여 여부를 면밀히 검토해 증원 배정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라며 "건국대 향후 행보를 보고 지원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1991년 세워진 건국대 충주병원은 300병상 규모로 수용 환자 수가 절반 정도에 머물고 있으며 의사 정원도 40% 정도로 일반 종합병원급 2차 의료기관으로 분류되고 있다.


청주=윤교근 기자 segey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