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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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거진 무속 논란?… 국민의힘, 김포 서울 편입 당론 추진에 2년 전 ‘천공 유튜브’ 재조명

천공, 부·울·경 메가시티·행정수도 관련 질문에 “서울·경기 통합해야”
사진=천공 유튜브 영상 갈무리

국민의힘이 경기 김포시를 서울시에 편입하는 방안을 당론 추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2년 전 이 방안을 먼저 주장한 무속인 천공(71·본명 이천공)의 유튜브 영상이 재조명되고 있다.

 

또 과거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가 대권 도전 당시 공약으로 내건 ‘남한 4개도 축소’도 언급되고 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사면초가에 빠진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에 대비해 김포시를 서울시 편입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김포 외 지역도 주민 요구가 있으면 서울 편입을 검토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이에 ‘다분히 총선을 의식한 행보’라는 지적이 쏟아지는데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역술인 천공은 자신의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서울과 경기도를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을 2년 앞서 내세웠던 것으로 전해져 ‘무속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1일 노컷뉴스에 따르면 문제의 영상은 지난해 1월 25일 공개한 ‘11944강 세종시로 행정수도 이전 논의’라는 제목의 영상에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동영상에서 “여야 대선 후보 모두 세종시를 국가행정수도로 완성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는데 이 작업을 계속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알려달라”는 질문에 천공은 “행정도시를 옮길 게 아니고 서울시를 다시 판을 짜야 된다”고 대답했다.

 

그는 “모든 인재가 서울시로 모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만들려면 모든 경기도를 통합해 대한민국 수도 서울로 만들어야 한다. ‘대광역시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기도를 수도권이라고 하지 말고 ‘수도 서울’로 바꿔 설계해야 한다”면서 “세계를 상대해야 하는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을 바르게 앉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공의 주장은 2년 뒤인 지금 현실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앞서 지난 30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김포를 서울로 편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당 내부 검토 결과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국민의힘은 김포 외 지역도 주민 요구가 있으면 서울 편입을 검토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김 대표는 김포의 서울 편입 근거로 교통난 해소를 이유로 들었는데, 지금 절실하고 실현 가능성 있는 서울과의 지하철 확충이 안 되는 상황이다.

 

이에 일부 김포시민들은 지난달 31일 지역커뮤니티에 ‘낮은 현실성’을 지적하며 “지하철이나 더 연결하라”고 일갈했다.

 

각계의 의견 수렴과 사회적 협의 등 복잡한 과정이 필요한 서울 편입을 사실상 어려울 거로 보는 것이다.

 

또 과거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가 대권 도전 당시 공약으로 내건 ‘남한 4개도 축소’를 언급하며 “허 명예대표의 구상을 국민의힘에서 현실화 하려고 한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실제 허 명예대표는 이같은 구상을 밝힌 바 있다. 허 명예대표는 “정치개혁으로 동서지역감정을 없애기 위함”이라고 배경을 설명하면서 “인천과 경기도를 서울에 편입하겠다”고 했다.

 

한편 김포시의 서울 편입과 관련 혐오시설이 김포로 이전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신규 쓰레기 소각장 문제로 마포구와 갈등을 빚고 있는 서울시로선 김포를 편입할 경우 김포시가 확보한 수도권 제4매립장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소각장 건립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의 심기를 달래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총선용’이라는 비판이 나오지만 실제 지역 주민의 찬성률이 높을 경우 명시적으로 반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이 경우 인접도시의 서울 편입 요구가 거세질 거로 보인다.

 

여당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두 세달 전부터 논의를 해 이미 상당히 진전이 돼 있다”며 “광명·하남·고양 등 다른 곳들도 주민들이 원한다고 하면 경기지사나 민주당 지역 출마 후보들도 반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세훈 서울 시장은 “김포시의 서울 편입이 서울 미래 도시경쟁력에 어떤 도움이 될 것인지, 어떤 역기능이 있을지, 서울시민 삶의 질 향상에 어떤 도움이나 부작용이 있을지에 대해 깊이있는 연구를 시작하겠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