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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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아들 이인수 박사 1일 별세…향년 92세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양아들인 이인수 박사(92)가 1일 별세했다.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회에 따르면 이인수 박사는 이날 오후 6시53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별세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 양자인 이인수 박사가 지난 9월 1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 4·19 묘역 유영봉안소를 참배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 박사는 이 전 대통령이 하와이에 체류하던 시절 양자로 입적됐다. 1960년 11월 전주이씨 문중의 결정이었다. 당시 이 박사는 대학 졸업자에 영어를 할 줄 알아야 하고, 미혼이며 가정교육이 바른 집안이어야 한다는 조건에 적합한 사람이었다. 양녕대군의 17대손으로, 16대손인 이 대통령과 계대(系代)가 맞기도 했다.

 

이 박사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이 전 대통령의 양자라는) 그 책임이 너무 중해 보여 나보다는 좀 더 나은 사람을 택하라고 했지만 주변에서 ‘전주이씨 종중에서 그동안 잘 모셨더라면 어른의 말년이 이렇게 비참하지 않았을 텐데, 마지막으로 같은 혈손들이 도와드릴 의무가 있다. 자유를 존중하는 분이니 아들 노릇을 잘하라’고 해 결국 설득당했다”고 전했다. 양주군 초대 교육감이었던 친부도 “‘정말 어려운 자리라 네 삶이 편치만은 않을 것이지만 열심히 모셔라’고 격려했다”고 밝혔다.

 

당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이 박사는 독일 유학을 접고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 전 대통령은 이 박사와의 첫 만남에서 손을 잡고 등을 어루만지며 ‘코끼리는 아무리 코가 길어도 자기 코를 짐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부모는 아무리 자식이 많아도 자기 자식을 짐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좋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박사는 양자로 입적한 후 세 차례 하와이를 찾았다. 1961년 12월13일부터 이듬해 3월17일, 1964년 1월28일부터 4월2일, 그리고 1965년 7월4일 마우나라니 요양병원에서 7월19일 임종을 지키며 이 전 대통령을 모셨다.

 

이후 이 박사는 4·19 혁명 희생자들과 화해를 위해 노력하는 등 아버지의 명예 회복에 힘썼다. 지난 9월1일에는 대통령의 아들로서 63년 만에 처음으로 4·19 민주묘지를 참배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이날 이 박사는 사과문을 낭독하며 “오늘 저의 참배와 사과에 대해 항상 국민을 사랑하셨던 아버님께서도 ‘참 잘하였노라’고 기뻐하실 것”이라 말했다.

 

이 박사의 빈소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11월4일 토요일 오전 10시 예정이며 장지는 충청북도 국립괴산호국원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조혜자 여사와 두 아들 병구·병조씨가 있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