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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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與 인재영입위원장에 ‘윤핵관’… 혁신 의지 있기는 하나

이철규 전 黨 사무총장 다시 중용
홍준표·이준석 징계 취소도 잡음
용산과의 수직적 관계 청산 시급

국민의힘이 어제 대표적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을 당 인재영입위원장에 임명해 비윤(비윤석열)계가 반발하는 등 논란을 빚고 있다. 이 의원은 ‘김기현 1기’ 체제에서 총선 실무를 총괄하는 당 사무총장을 맡았으나 지난달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난 지 20일 만에 내년 총선의 밑그림을 그리는 핵심 직책으로 복귀한 것이다. 국민의힘의 쇄신 의지를 의심케 하는 인선이다. 환골탈태를 외치면서 여권 위기에 책임을 물어야 할 윤핵관을 다시 중용하는 것은 상식 밖이다.

이 의원은 사무총장을 맡고 있던 지난 8월 의원총회에서 “함께 타고 있는 배에 구멍을 내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승선 못 한다”고 발언해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윤심’(尹心·윤 대통령 의중)에 배치되는 인사는 공천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공연히 드러낸 것이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어제 “이 의원은 전직 사무총장으로 인재영입 활동을 오래전부터 계속해 왔기에 업무 연속성을 고려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으나 군색하기 짝이 없다. 국민의힘의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 참패는 윤석열정부에 실망한 수도권 2030과 중도층이 대거 이탈한 데 따른 것이다. 그렇다면 인재영입위원장 같은 요직에는 당의 변화를 보여줄 상징적 인물을 내세워야 했다.

국민의힘이 어제 이준석 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 등에 대한 당원권 정지의 징계를 취소하기로 한 것을 놓고도 잡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홍 시장은 “과하지욕(跨下之辱·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의 수모는 잊지 않는다”고 반발했고, 이 전 대표는 “지지율이나 올려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징계의 공정성에 문제의식을 품은 당사자들과 사전 교감 없이 추진했기에 빚어진 결과다. 그러나 홍 시장과 이 전 대표도 당원권 정지라는 징계의 명분을 제공한 과오가 분명히 있었던 만큼 자중하는 게 마땅하다.

혁신위를 둘러싼 논란은 이뿐이 아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영남권 중진 험지 출마’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발언을 번복했다. 또 당정관계를 재설정해야 한다는 당내 여론과 관련, “나는 월권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용산 대통령실과의 관계는 혁신위 안건으로 올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여당이 ‘용산 출장소’ 소리를 듣는 수직적 관계를 청산하는 건 혁신위의 최대 과제다. 혁신위가 초반부터 ‘월권’ 운운하며 한계를 설정하고 있으면 성과를 내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