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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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지구 난민촌 공습에… 서방서도 “경악” 비판

OHCHR “이, 전쟁범죄에 해당”
프랑스도 팔 희생자 애도 표명
백악관 “민간인 피해 주시할 것”

韓人 아내·팔人 남편·자녀 3명
韓 국적 일가족 라파 국경 통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난민촌에 대한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민간인 피해가 증가하자 서방에서도 “경악”이라는 표현을 써 가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전날부터 가자지구 최대 난민촌인 자발리아 등에 이틀 연속 공습을 가해 하마스의 방어 전선을 깨뜨렸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사령관을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국제사회에서는 난민촌 폭격을 감행한 이스라엘을 향해 비난이 쏟아졌다.

지난 1일(현지시각)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은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 난민촌이 폐허로 변했다. AP연합뉴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대신해 “사무총장은 여성과 아동 등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죽이는 행위를 포함해 가자지구의 폭력 사태가 격화하고 있는 것에 경악했다”고 전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도 이날 자발리아 공습이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고, 프랑스도 성명을 내 “심각한 수준의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자가 나온 데 대해 애도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이틀 동안 자발리아에서 최소 195명이 숨지고 777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벨기에서 反이스라엘 시위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난민촌 자발리아에 대한 폭격 공습으로 민간인 피해가 발생한 1일(현지시간) 벨기에 남부 나무르에 모인 반이스라엘 시위대가 대형 팔레스타인 국기 주변에 신발을 모아 놓고 있다. 신발을 모으는 행위는 ‘침묵의 항의’를 의미한다. 나무르=EPA연합뉴스

이스라엘 최대 우방인 미국은 말을 아낀 채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강조하며 이스라엘을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개별 사건마다 반응하는 것은 조심스럽다”면서도 “민간인 피해를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외국 여권 소지자들과 부상자들에게 1일부터 개방된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잇는 라파 국경 검문소는 2일에도 개방됐다.

 

2일에는 가자지구에 갇혀 있던 5명의 한국인 가족이 국경 검문소를 통과했다. 현지 소식통은 이날 “일가족 5명이 다치거나 아프지 않고 비교적 건강하다”고 말했다. 40대 한국인 여성과 한국에 귀화한 팔레스타인계 40대 남편, 이들의 자녀 3명으로 알려졌다. 한국 외교부는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11시15분쯤 가자지구에 체류 중이던 우리 국민 전원이 이집트로 입국했다고 전했다. 외교부는 “주이집트대사관 영사를 라파 국경에 파견해 건강 상태 확인 및 이집트내 체류 편의 제공 등 영사 조력을 제공 중”이라고 밝혔다.

 

이·하마스 전쟁에 따른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면서 3일 이스라엘로 향하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어깨도 무겁다. 미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이 이스라엘에서 민간인 희생 최소화와 인도적 지원의 중요성을 설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5일에는 이·하마스 인질 협상의 중재자를 자처한 튀르키예를 방문할 예정이다.


윤솔·홍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