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악/알렉산드르 옛킨트/김홍옥 옮김/에코리브르/3만2000원
이 책은 역사 속에서 인간이 천연자원을 어떻게 획득해 이용하고 가치를 부여하며, 그것을 개발하고 거래하는지를 탐구한다. 저만의 사연을 간직한 토탄과 대마, 곡물과 철, 모피와 석유 등이 그 대상이다.
가용 자원의 불균질한 분포는 무역을 가능케 한 가장 중요한 요소였으며, 무역은 다시 부의 축적, 불평등의 증가, 악의 확산으로 이어졌다. 다양한 종류의 원자재는 서로 다른 정치적 함의를 띠며, 서로 다른 사회적 제도를 낳았다. 어떤 나라가 한 상품에 의존하는 데서 또 다른 상품에 의존하는 단계로 전환하면, 전쟁과 혁명이 뒤따르곤 한다. 하지만 저마다 나름의 의미를 지니는 이러한 위기들은 하나같이 물질·노동·국가 간의 관계를 극적으로 변화시킨다.
예컨대 증기와 전기는 생산적 노동력이 마구간·물레방아·풍차 등 에너지를 공급하는 고정된 특정 장소에 의존해야 했던 유구한 관행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 줬다. 새로 얻은 이 자유는 산업 발전과 무역의 활성화에 이어 자원 낭비, 환경 오염이라는 악영향도 만들고 있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이제 화석연료에서 풍력·수력·태양광으로 돌아가고 있다. 더해 재생 에너지로도 관심을 쏟고 있지만, 쉽지 않은, 무척이나 지난한 여정이 될 것이다.
자원의 축복과 저주는 각국 차원의 문제지만, 자원의 오용이 빚어낸 기후변화라는 결과는 공공선에 입각한 국가의 선택 및 정치적 의지, 그리고 국제 공조로만 해결할 수 있는 전 지구적 문제다. 저자는 “생태학·정치학·경제학은 늘 불화하지만, 지금이야말로 그들이 조화를 꾀해야 할 때이며, 이 새로운 질서는 분명 생태학이 이끌어 가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