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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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지도에서 뜨는 ‘김건희네 땅’…조국 “확인해보니… 웃을 수가 없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SNS에서 “확인해보니 정말이었다, 웃을 수가 없다”
누군가 구글 지도에 비즈니스 기능으로 등록한 것으로 추정
최근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서 野의 사과 요구에…원희룡 국토부 장관 “근거가 없다”
구글 지도에서 ‘김건희네 땅’으로 검색하면 나오는 지도 화면(빨간 동그라미). 누군가 구글 비즈니스 기능을 이용해 이처럼 등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구글 지도 캡처

 

국토교통부 등을 대상으로 한 최근 국정감사에서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을 두고 여야의 격돌이 계속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일가 소유로 알려진 경기 양평군 병산리의 특정 지번이 구글 지도에서 ‘김건희네 땅’이라는 이름으로 검색되고 있다. 사업 등록 등에 활용되는 ‘구글 비즈니스’ 기능을 누군가 이용해 병산리 특정 지역을 이같이 등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4일 구글 지도에서 ‘김건희네 땅’으로 검색하면 ‘경기 양평군 강상면 병산리 849’가 화면에 나온다. ‘심령술 센터’라는 비즈니스 항목으로 분류됐으며, 이날 오후 9시 기준 리뷰 총 32개가 등록됐다. ‘심령술 센터’는 구글 비즈니스에서 사업체를 등록할 때 쓰이는 카테고리 중 하나다. 김 여사를 비판하고 해당 지명을 유지하라는 누리꾼들의 비판성 댓글이 대부분이며, 누가 이처럼 등록했는지는 확인이 어려워 보인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구글 맵스에 ‘김건희네 땅’이 등록됐다는 말을 듣고 확인해보니 정말이었다”며 “웃을 수가 없다”는 글과 함께 구글 지도 캡처 화면을 게재했다. 조 전 장관이 올린 이미지는 자신의 스마트폰에서 구글 지도를 이용해 ‘김건희네 땅’을 찾아낸 화면을 담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4일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캡처

 

앞서 여야는 지난달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부 등을 대상으로 한 종합감사에서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을 두고 날카롭게 대립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근거 없는 정쟁을 멈춰야 한다고 쏘아붙였고, 민주당은 특혜 의혹을 거듭 제기하며 국정조사의 필요성을 내세웠다.

 

민주당은 ‘서울~양평고속도로’에 건설 중인 남한강 휴게소와 관련된 특혜 의혹도 제기했다.

 

경기 양평군 강상면의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에서 1㎞ 정도 떨어진 곳에 건설되는 남한강 휴게소 운영권이 윤 대통령의 대학 동문이 운영하는 업체에 석연치 않게 넘어갔다는 의혹이 있다고 민주당은 주장한다. 한국도로공사가 229억원을 들여 남한강 휴게소 건물을 지어놓은 상태에서 올해 뒤늦게 민자사업으로 전환해 15년의 운영 기간을 보장해주는 특혜를 줬다던, 지난달 12일 국감에서의 이소영 민주당 의원의 의혹 제기가 시발점이다.

 

국정감사에 나온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최인호 민주당 의원의 “오늘만큼은 원희룡 장관의 사과를 반드시 받고 국정감사를 진행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는 말에 이은 민주당 소속 김민기 국토교통위원장의 “사과하실 마음의 준비가 되셨냐”는 질문을 받고, “(의혹의) 근거가 단 하나도 없다”며 전혀 사과할 생각이 없음을 강조했다.

 

원 장관은 “지엽적 사안에 대해 지적이 계속되는데 이것은 ‘타진요’를 생각나게 한다"고 응수했고, 어리둥절한 김 위원장은 “‘타진요’가 무슨 뜻이냐”는 자신의 질문에 “찾아보라”는 원 장관의 답이 돌아오자, “마음속에 사과할 생각이 없다면 (사과를) 할 수 없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우선 반응했다.

 

‘타진요’는 2010년 그룹 에픽하이 소속 가수 타블로의 학력 위조 의혹을 제기한 인터넷 카페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를 줄인 말이다. 대중의 근거 없는 의혹 제기를 가리키는 관용구로 쓰이는데, 야당의 계속된 의혹 제기가 이와 다를 게 없다는 원 장관 생각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사과할 생각이 없으면 하지 말라”며 “그러나 사과하는 게 우리 장관님이나 정권에 유익할 것 같아서 사과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그렇지 않을 거면 앞으로도 하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