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5일 창립 70주년을 맞아 ‘겸허’의 경영철학을 새기고 위기 돌파를 다짐했다.
CJ그룹은 지난 3일 오전 고 손복남 고문 1주기 추모식을 열고, 오후에는 이재현 회장 주재로 ‘온리원(ONLYONE) 재건 전략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했다고 이날 밝혔다. 그룹 차원의 70주년 대외 행사는 별도로 없었다.
전략회의에는 CJ주식회사 김홍기 대표이사와 그룹 계열사 대표이사 및 경영진 30여명이 참석했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성장 정체에 대한 위기의식을 전하고 경영진에게 엄중한 상황을 돌파하자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그룹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온리원 정신을 되새기는 책임감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반드시 해내겠다는 절실함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온리원 정신은 모든 면에서 최초, 최고, 차별화를 추구하는 CJ가 최우선으로 지향하는 가치다.
11월5일은 CJ그룹의 모태인 CJ제일제당이 1953년 부산공장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설탕을 만들기 시작한 날이다. 이병철 선대회장이 창립기념일로 지정했고, CJ그룹은 이날을 창립일로 기념하고 있다. 손 고문은 지난해 11월5일 향년 89세로 타계해 그룹 70주년 창립기념일이 1주기 추모식이 됐다.
CJ인재원에서 진행된 손 고문 추모식에는 이 회장과 이미경 CJ ENM 부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등 일가 친인척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이 모여 고인을 기렸다.
손 고문은 이 회장이 평소 “어머님은 선주, 나는 선장”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CJ그룹의 탄생과 성장에 많은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인은 생전 이 회장에게 “겸허를 늘 마음에 두고,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J그룹은 CJ인재원의 메인 교육홀을 ‘손복남홀’로 헌정해 ‘겸허’ 등 고인이 계승한 기업가 정신을 전파하는 공간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CJ인재원은 이 회장이 고인과 어린 시절을 보낸 집터에 세워졌다. 손 고문이 2003년 인재 양성을 위해 내놨고, CJ그룹은 국내 첫 도심형 연수원인 CJ인재원을 조성해 그룹의 미래 주역을 교육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엄중한 경영 상황을 고려해 CJ그룹 성장에 기여해 온 고인과 선대회장의 경영철학을 새기며 내실을 다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