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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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운동회에 레깅스만 입고 온 교사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한 학부모의 글 “담임교사에 말해 바람막이로 엉덩이 가렸지만, 이내 다시 풀더라”
“레깅스 패션 자체를 뭐라는 건 아니지만, 굳이 학교 운동회에서까지?”

VS “운동회에서 운동복 입은 건데?” “학부모들 단체로 항의하는 건 ‘맘충’ 맞다” 반응도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제가 맘충인 걸까요?” 

 

지난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얼마 전 아이 학교운동회에 다녀왔다는 여성의 사연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남편도 연차 쓰고 같이 학교에 갔다”면서 “코로나19 끝나고 가족이 다같이 참여하는 운동회가 처음이라 그런지 아빠, 엄마들은 물론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많이 오셨더라”라고 운을 뗐다.

 

그런데 운동회에 온 교사 2명이 하의로 ‘레깅스’만 입고 있는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고 했다.

 

A씨는 “(레깅스 입은 두 분은) 담임 선생님은 아니셨고 방과 후 선생님인지는 잘 모르겠다. 호칭은 선생님이었다”고 했다.

 

문제는 레깅스가 워낙 타이트해 교사들의 몸매 라인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보기 민망했다는 점이었다. A씨는 자료 사진도 첨부했다.

 

그는 “한 분은 티셔츠를 길게 입으셔서 엉덩이 절반 이상 가린 상태였지만, 다른 한 분은 반팔 티셔츠가 가슴 밑까지 오는 걸 입어서 살이 보였다”고 전했다.

 

A씨는 “(레깅스 입은 교사) 몸매는 정말 좋았다. 레깅스 자체는 몸과 어울렸다”면서도 “문제는 이 선생님이 운동회 보조 역할을 한다고 앞쪽을 지날 때마다 계단에 앉아있는 아버님들이 고개를 숙이거나 돌렸다. 학부모가 앉아 있다 보니 앞을 지나가면 눈높이가 선생님의  허리, 엉덩이 쪽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는 “제가 변태 아닌데 저도 모르게 엉덩이에 시선이 갔다”고 했다.

 

그는 “(본인의) 몸매가 좋고, 레깅스가 편한 건 알겠는데 운동회에서까지 입어야 했을까”라며 “특히 ‘아빠들, 어르신들이 이렇게 많이 오시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결국 운동회 시작 후 한 시간이 채 안 지나 학부모 몇명이 담임교사에 말해 ‘레깅스 교사’는 결국 얇은 바람막이 재킷을 허리에 묶어 엉덩이를 어느 정도 가렸다고 했다.

 

하지만 그 교사는 나중에 다시 허리의 바람막이를 다시 풀었고, 앞줄에 있던 학부모들이 자리를 옮겨야 했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친구들 모임에서 ‘운동회 레깅스 사건’을 언급했다가 자신이 ‘맘충 취급’을 당했다고도 했다.

 

해당 사연을 들은 미혼 친구가 웃으며 A씨에게 “운동할 때 입는 옷인데 뭐 어때. 너네들 그러면 단체로 ‘맘충’ 소리 듣는다”라고 핀잔을 줬다는 것. A씨는 누리꾼들에게 이런 경우도 ‘맘충’ 소리를 들을 일이냐고 물었다.

 

A씨의 글을 읽은 누리꾼들은 “저런 상황(아이들 운동회)에 레깅스 패션은 저도 부담스러울 듯”, “제발 레깅스는 실내에서 필라테스나 요가할 때 입어라. 왜 밖에서 입고 난리인지”, “(레깅스만 입고 다니는 건) 동네 계곡에 놀러 와서 비키니 입은 느낌이다. 보기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그냥 그 자리와 안 어울린다. 참석자가 누구인지도 그날 의상 결정에 중요한 요소다”, “뭐가 맘충이냐. 레깅스가 운동복이지만 학교 행사에서 선생님이 아닌 누구라도 착용할 복장은 아닌 듯”, “레깅스 입는 건 문제가 안 되는데, 학교 행사에 그랬다는게 좀 그렇긴 하네”, “아파트 물놀이터에 비키니 입고 온 엄마들 같네” 등의 댓글을 달았다.


반면, “운동회 때 운동복 입는 게 대체 뭐가 문제냐. 이상하게 생각하고 질투하는 맘충들이 문제”, “이래서 ‘여적여’(여자의 적은 여자)라고 하는가 보다”, “자격지심으로 똘똘 뭉친 사람인 것 같다”, “민망할 수 있지만 단체로 말하는 건 ‘맘충들’ 맞음” 등 ‘레깅스 교사’ 쪽을 옹호하는 글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