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내셔널 갤러리에 있는 작품 훼손을 시도하던 기후환경 활동가 두명이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6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작품 훼손을 시도한 활동가들은 ‘저스트 스톱오일(Just Stop Oil)’이라는 영국 기후 환경단체 소속이다. 이들은 안전 망치를 이용해 그림을 덮고 있는 보호 유리 패널을 파손했다.
이들이 유리 패널을 훼손한 작품은 스페인 궁정화가 디에고 벨라스케스가 17세기에 그린 ‘비너스의 단장(로크비의 비너스, The Toilet of Venus)’이었다.
저스트 스톱 오일 측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두 사람은 유리를 깬 후 “이젠 말이 아니라 행동할 때다. 이제 석유를 막을 때다. 석유와 가스 개발 허가는 수백만명의 생명을 뺏을 것”라고 말했다.
단체는 끝으로 “예술을 사랑하고 삶을 사랑하고 가족을 사랑한다면, 우리는 석유 사용을 멈춰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현지 매체는 이들이 오는 7일에 있을 영국 정부의 국왕 의회 연설에서 발표할 북해 석유·가스 신규 개발 승인 계획을 겨냥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날 경찰은 정부청사 앞 도로를 천천히 행진하는 저스트 스톱 오일 시위대 40여명을 체포했다. 이에 대해 영국 정부는 “시위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소수의 개인이 대중의 일상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하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유럽에서는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환경단체들의 시위가 미술관 뿐만 아니라 유명 관광지에서도 이어지고 있어 현지 유명 미술관, 관광지 등이 보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5월 이탈리아 환경단체 ‘울티마 제네라치오네’ 활동가 7명이 이탈리아 로마의 관광명소 트레비 분수에 먹물을 부었다. 이들은 "기후위기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이 시위를 벌였다. 정부가 화석연료에 지급하는 공적 보조금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스포츠 대회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7월 영국 런던에서 윔블던 테니스 대회가 한창이던 도중, ‘저스트 스톱 오일’ 소속 활동가 두 명이 경기가 한창 진행 중이던 코트에 난입해 주황색 색종이와 작은 퍼즐 조각을 쏟아부었다.
경기장을 정리하고 다음 경기를 개최했으나, 또다시 같은 단체 소속 활동가 한 명이 난입해 중단됐다. 이들은 지난해 런던 내셔널 갤러리에 있는 네덜란드 화가 반 고흐가 1888년 그린 ‘해바라기’에 토마토 수프를 끼얹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