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 앱을 통해 처음 만난 또래 여성 A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이 결심공판에서 현재 중국어와 일본어 등 외국어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은 정씨에 대해 법정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하고, 20대 꽃다운 나이에 숨져간 피해자 A씨 가족이 쓴 탄원서 내용을 공개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씨는 전날 부산지법 형사6부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일상으로 돌아갈 경우를 대비해 중국어·일본어를 공부하고 있고 사회 구성원의 일원으로 열심히 살고자 한다”라고 최후진술 했다.
또 그는 “큰 상심에 빠진 유가족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 새 사람으로 살아갈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검찰은 사형을 구형하며 “(정유정) 피고인은 피해자를 흉기로 110여 차례 찔러 살해했고,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거짓말을 반복해 진지하게 반성하는 태도가 보이지 않는다. 교화 가능성이 없어 사회에서 영원한 격리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날 A씨 유가족이 쓴 탄원서 내용도 공개했다. A씨의 부친은 “(범행 이후) 5개월이 지났는데 500년 같은 시간이었다. 앞으로 견뎌야 할 시간이 너무 힘들고 고난의 나날이 될 것 같다”고 현재의 고통을 토로했다.
또한 그는 “남아 있는 가족을 지킬 힘을 저에게 주시길 부탁 드린다”면서 “피고인에게 최대한의 형벌을 내려주시는 게 제가 앞으로 살아갈 수 있는 조금의 힘이 될 것 같다”고 호소했다.
A씨의 모친은 “얼마 전 (딸의) 꽃다운 스물여덟 번째 생일이 지났다. 또 가슴 아픈 하루를 보냈다”면서 “우리 가족은 사건과 피고인을 마주하는 것이 너무 힘들어 재판에 가보지 못했다”면서 재차 정씨에게 엄벌을 내려줄 것을 재판부에 호소했다.
정씨는 지난 5월26일 부산 금정구에 있는 A씨의 집을 찾아가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경남 양산시에 있는 공원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그는 시신을 유기하려다 혈흔이 묻은 여행용 가방을 숲속에 버리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택시기사의 신고로 덜미를 붙잡혔다.
재판부는 오는 24일 정유정 사건에 대한 선고공판을 진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