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강도 혐의로 수감 중에 탈주했다가 붙잡힌 김길수(36)가 전세사기 혐의로 추가 피소된 사실이 알려졌다.
그는 지난 9월 환전 사기로 7억원이 넘는 가방을 들고 달아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상황이었다. 그런데 8일 서울 중랑경찰서와 금천경찰서는 김길수가 계약 기간이 끝난 뒤 전세보증금 5억5000만원을 돌려주지 않고 편취한 혐의(사기)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 금천경찰서는 지난 7일 전세기간이 만료 됐음에도 김길수로부터 약 2억5000만원의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했다.
세입자 A씨가 임대차 계약을 맺을 당시 주인이 김길수는 아니었다고 한다.
하지만 김길수가 지난 9월 말쯤 세입자가 있는 집을 전세를 끼고 사면서 임대차 계약이 승계됐다.
해당 집의 계약 만기일이 오는 10일까진데, 새로 이사갈 집에 계약금까지 치른 세입자는 그동안 연락이 두절됐던 집주인이 김길수란 걸 최근에야 알게 됐다고 했다.
A씨는 “진짜 이게 현실인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새로 이사갈 집) 계약금은 계약금대로 다 물어줘야 되고 이사도 못 가고, 대출 이자도 계속 내야 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김길수가 집을 매입한 가격은 약 2억5000만원으로, 전세보증금과 같은 액수다. 자기 돈 한푼 없이 집을 산 것이다.
김길수는 매입 열흘 만에 다음 세입자를 구해 계약금 2000만원까지 받았다.
공인중개사는 계약 당시 김길수가 마스크를 쓴 채 명품을 입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다가 20여일 뒤 김길수가 특수강도 혐의로 체포된 것. 나머지 계약 잔금 1억5000여만원은 오는 10일 김길수에게 지급될 예정었는데, 경찰은 김길수가 이 돈을 받기 위해 도주했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길수는 지난 7월에도 인천에서 부동산을 산 뒤 전세 계약금 500만원을 받고 잠적했던 걸로 파악됐다.
중랑경찰서는 지난 6월 초 김길수가 자신의 이름으로 된 동작구 상도동 빌라 전세보증금 약 3억원을 임차인에게 돌려주지 않은 정황을 파악해 조사하고 있다.
이런 전력을 토대로 경찰은 김길수가 이번에도 전세사기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달 2일 서울구치소에 수용됐던 김길수는 서울 서초경찰서 유치장에서 식사 중 플라스틱 숟가락 손잡이 부분 5㎝가량을 삼켜 병원으로 옮겨졌고, 치료 3일 차에 달아났다.
그는 자신에게 택시비 10만원 가량을 대납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던 여자친구 A씨에게 공중전화로 도움을 요청했다가 지난 6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 공중전화 부스 부근에서 체포됐다.
김길수는 “우발적으로 도주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경찰은 김길수가 1억5000만원의 잔금을 받아 변호사비나 도주 등에 활용하려 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