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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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41개 면적 亞 최대 규모… IT 창고서 로봇이 서버 운반

네이버 IDC ‘각 세종’ 가보니

최대 60만대 서버 수용 가능해
서버실 냉각 위해 친환경 투자
바깥 공기 이용해 내부 열 식혀
진도 9 지진에도 견딜 수 있어
비상발전으로 72시간까지 버텨

AI·로봇·빅데이터 기술 총동원
관제센터서 50~60% 자동 제어

지난 6일 세종시 집현동 부용산 부근에 자리한 네이버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각’(이하 각 세종) 서버동 지하 정보기술(IT) 창고에 도착하니 4대의 로봇이 움직이고 있었다. 키 재는 기계처럼 생긴 길쭉한 로봇이 ‘세로’다. 2대가 사용 전후 서버 적재 선반 사이를 부드럽게 이동하며 물건을 꺼낸다. 3m 높이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꺼낸 서버는 또 다른 로봇 ‘가로’에게 전달됐다. 가로는 최대 400㎏까지 싣고 복도를 따라 이동해 서버실 작업자에 배송하는 역할을 한다. 가로·세로 로봇을 이용하면 서버 설치 투자 시간을 20~30% 줄일 수 있다는 게 네이버 설명이다.

운반 로봇 ‘세로’(왼쪽)와 ‘가로’. 네이버 제공

서버실에 가보니 그래픽처리장치(GPU) 작동 소리와 냉방장치 소음 등으로 아주 가까운 곳에서도 말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이곳의 GPU로 네이버의 초거대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X가 구동된다.

고성능 서버가 가동되면 열이 발생하기에 서버실은 냉각시스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각 세종은 바깥 공기(외기)를 걸러 서버실 열기를 식히는 ‘나무(NAMU)3’ 시스템을 이용한다. 외부에서 각 세종을 보면 서버동이 부채꼴 형태인 것이 눈에 띄는데, 이것도 해당 지역 바람 방향(북서풍)을 이용하기 위한 설계라고 한다.

8일 네이버에 따르면 각 세종은 2013년 각 춘천에 이은 네이버의 자체 데이터센터로 이달 개관했다. 각 춘천 운영 10년 무중단·무사고·무재해의 기술과 노하우가 계승·발전됐다.

각 세종은 ‘하이퍼스케일(초대규모)’을 자랑한다. 전체 부지 면적은 축구장 41개 크기인 29만4000㎡이다. 6차까지 증설 시 최대 서버수용량은 각 춘천(12만대)의 5배인 최대 60만대에 이른다. 여기엔 국립중앙도서관 약 100만개에 달하는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규모 면에서 단일 기업 데이터센터로는 아시아 최대다.

규모가 큰 만큼 운영과 관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빅데이터·AI·로봇 등 네이버 기술 역량이 총동원됐다.

각 세종 서버실. 최대 60만대 서버를 수용할 수 있다. 네이버 제공

데이터센터의 ‘두뇌’인 관제센터에 가보니 벽면을 가득 채운 대형 디스플레이에 전체 주요 설비 상태와 에너지사용량, 국내외 서비스 현황이 떠 있었다. 12명 정도가 근무 중이었는데, 운영이 안정화되면 7∼9명으로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고 한다. 각 춘천은 자동제어율이 30∼40%인데 이를 50∼60%로 높일 계획이다.

 

로봇 가로와 세로 외 각 세종에는 건물 간 이동을 위한 6인용 자율주행 셔틀 ‘알트비(ALT-B)’도 운행 중이다.

세종시 집현동에 들어선 각 세종 전경. 네이버 제공

각종 재해·재난에 대비한 안전성은 한층 강화했다. 진도 9.0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설계를 했다. 이는 원자력발전소와 같은 기준이다. 건물 구조체뿐 아니라 서버랙 단위까지 지진에 견디도록 했다. 주변이 녹지여서 산불 위험이 있는 만큼 건물 외부에도 방수총과 스프링클러를 설치해 대비했다. 변전소에서 이어지는 전원공급선은 이중화했고, 만약 중단될 경우 비상발전이 가동돼 최대 72시간 버틸 수 있다.

각 세종은 무엇보다 ‘친환경’을 강조하고 있다. 건물 운영에 빗물과 태양열, 지열, 서버를 식힌 뒤 발생하는 폐열 등을 활용한다. 이를 통한 연간 1만3363㎿h의 전력, 6139t의 탄소배출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종=이진경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