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 이래 최대 금융사기’라는 악명까지 얻은 라임사태와 직원 횡령문제 등으로 경영 책임 논란이 벌어졌던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과 이원덕 전 우리은행장이 퇴진 후에도 여전히 연봉으로 수억 원을 받는 고문 계약을 우리은행 측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3월 우리금융 회장에서 물러난 손 전 회장은 현재 우리은행 측과 2년의 고문 계약을 맺은 상태로 알려졌다. 연봉은 약 4억원에 달한다. 역시 지난 7월 물러난 이 전 은행장은 연봉 2억8000만원에 2년의 고문 계약을 맺었다. 이들은 연봉과 별도로 매달 업무추진비로 각각 1000만원, 500만원, 그리고 사무실·차량·기사 등을 제공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권에선 재임 시 초고액 연봉을 받는 주요 금융지주 회장이나 은행장이 이처럼 임기를 마친 뒤 고문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관례처럼 흔하기는 하다. 하지만 손 전 회장의 경우 금융당국으로부터 라임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중징계를 받았고, 이 전 은행장도 지난해 700억원대 직원 횡령 사건으로 경영 책임이 불거진 바 있어 이들이 퇴임 후에도 이 같은 고문계약을 맺은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은행 측은 “손태승 전 회장은 지주사 설립, 회장 및 은행장을 역임하였기 때문에 경영 노하우 전수 등 그룹 전반에 걸친 경영 자문을 받고 있으며 이원덕 전 행장의 경우 현장경영을 통한 호실적 달성, 디지털 전환 성과 등 달성한 점을 고려해 다양한 분야에서 경영자문을 구하고자 고문으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한경주 경제민주화시민연대 대표는 “코로나 때부터 서민 가계는 매년 적자에 허덕이는데 은행권은 돈잔치를 하며 그들만의 리그를 구축했다”며 “라임사태와 직원들의 각종 횡령 등으로 논란이 된 우리금융의 전직 회장과 은행장이 이 같은 고액연봉 고문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