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한국을 국빈 방문한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과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공식 만찬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건배사에서 "부오나 세라"(Buona sera·좋은 저녁입니다)라는 이탈리아어로 인사를 건넨 뒤 "한국과 이탈리아는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정서, 문화를 창조하고 선도하는 기질, 사계절의 아름다운 자연이 서로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은 작년에 역대 최고의 교역액을 기록했다"며 "양국은 우수한 제조 기술과 첨단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앞으로 협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또 "국제질서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한국과 이탈리아의 긴밀한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이 세계적 수준의 첨단기술과 K-컬처를 기반으로 세계 청년 교류의 허브가 되고 있다"며 "양국이 서로에게 문화적·과학적 영감을 주는 진정한 친구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한국과 이탈리아는 비슷한 여정을 걸었다"며 "역사의 격변기를 함께 겪으며 성장하고 새롭게 발전해왔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양국이 법치와 독립, 민주주의와 평화 등 심오한 공통의 가치에 기반을 둔 우호 관계를 더욱 풍부하게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한국이 불과 수십 년 만에 고도 발전을 이룬 여정은 감탄을 불러일으킨다면서 "대한민국은 인류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수적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탈리아는 오랫동안 지속돼온 매우 견고한 양자 관계 안에서 한국과 유럽을 연결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협력하고자 한다"고 했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또 "한국과 이탈리아는 단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을 뿐 반도라는 지형적 특성에서 사회 각지에 뿌리내린 창의성과 근면성에 이르기가까 많은 부분이 우리를 하나로 묶어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와 미래를 풍요로운 조화로 통합하는 양국의 특별한 능력이야말로 우리 관계의 발전에 확신을 갖고 기대할 수 있게 해준다"고 덧붙였다.
1998년부터 경기도 성남의 노숙인 무료 급식소 '안나의 집'을 운영 중인 이탈리아인 김하종 신부는 양국 정상과 함께 헤드 테이블에 앉았다.
이날 만찬에는 버섯 잡채, 제주 옥돔구이, 궁중 갈비찜 등 한식 메뉴가 나왔다. 만찬주로는 우리나라의 오미자로 만든 건배주와 이탈리아산 와인이 제공됐다.
이탈리아에서 열린 파파로티 성악콩쿠르 대상을 받았던 테너 손지훈의 공연도 이어졌다. 첼로·가야금 합동 연주도 있었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개 식용 종식에 적극 나선 김건희 여사를 다룬 이탈리아 언론의 기사를 언급하기도 했다고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은 전했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김 여사에게 "가장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개는 사람과 똑같다"며 "개 식용은 생각하기도 싫은 가장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취임식 때 반려견과 함께 등장했으며 예전에는 강아지·고양이를 모두 키웠다면서 "김 여사를 응원하고 지지한다"꼬 했다.
만찬에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윤재옥 원내대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안보실 1차장, 김은혜 홍보수석, 최상목 경제수석, 이성호 주이탈리아 대사 등도 참석했다.
경제계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장재훈 현대차 사장 등이 자리했다.
이탈리아 측에서는 마타렐라 대통령의 딸인 라우라 마타렐라 여사, 에드몬도 치리엘리 외교부 부장관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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