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힐러리, 시진핑 연임 비판…“미·중 양국에 문제 초래”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이 중국 내부는 물론 미국과의 관계에도 문제를 불러왔다고 비판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UPI·연합뉴스

1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클런턴 전 장관은 전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블룸버그 신경제포럼 참석 계기 인터뷰에서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시 주석이 이전의 장쩌민·후진타오와는 달리 5년 임기 권력을 2차례 연속으로 잡은 것을 넘어 3번째 집권으로 마오쩌둥 이후 중국의 가장 강력한 지도자 입지를 확고하게 다졌지만, 이로 인한 대내외적인 문제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중국에 집단지도체제를 정착시킨 덩샤오핑 이후 공산당 내에서 암묵적으로 이어져 온 2연임 초과 불가 룰을 깨고 지난해 10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3연임을 강행해 관철했다.

 

2012년 제18차 당대회로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 오른 시진핑은 집권 이후 부정부패 척결을 명분 삼아 철저한 정적 제거로 집단지도체제를 무력화하고 사실상 1인 체제 구축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클린턴 전 장관은 시 주석 3연임이 중국 체제 내에서 많은 도전을 야기했다며 최근 중국에서 고위 관료의 잇따른 해임, 여러 가지 경제 문제 등에서 그런 도전을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실제 중국 당국은 지난해 도를 넘은 코로나19 방역 정책으로 수많은 도시에서 반발 시위를 초래했고, 코로나19 이후 반등을 예상했던 중국 경제는 올해 들어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위기를 맞는 등 여전히 위태로운 상태다. 블룸버그는 여기에 지난 7월 친강 외교장관에 이은 지난달 리상푸 국방장관 해임, 인민해방군 내 핵무기 관할 장성들의 교체로 중국의 안정 이미지가 깨졌다고 분석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후진타오는 종신 집권을 하지 않으려는 중국 지도자였으며, 그렇기에 중국과 미국의 관계가 지속해서 새로워질 수 있었다”며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누군가와 어떻게 거래를 할 수 있겠느냐”는 말로 시 주석에 대한 불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그러면서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 기간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정상회담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번 미·중 정상회담이 “신뢰를 확실히 구축할 기회”라며 “테이블을 다시 설정하고 다시 시작할 훌륭한 기회이지만 훨씬 더 많은 상호작용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