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력 기업들이 독점한 ‘초고압 직류방식’(HVDC) 송전 기술을 국내 기업과 기관들이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일 서울 강남구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전압형 HVDC 국산화 기술개발 성과 발표회’를 열고 이같은 성과를 공유한다고 밝혔다.
산업부에 따르면 HVDC는 초고압 직류 송전 방식으로, 기존의 교류(AC) 송전에 비해 장거리 대용량 송전이 가능하고 전자파를 발생시키지 않는 등의 장점이 있다. 전압형 HVDC는 기존 전류형에 비해 실시간으로 양방향 전력 흐름의 제어가 가능하고 계통 안정화에도 유리하다.
세계적으로는 대규모 해상 풍력 발전을 하는 재생에너지 단지를 인접한 여러 국가에 연계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
이는 최첨단 기술로, GE, ABB, 지멘스 등 글로벌 전력 메이저 3사가 세계 시장의 95%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관련 주요 기술을 수입에 의존해오다가 7년 전부터 정부 주도로 기술 국산화에 나섰다.
전압형 HVDC 기술 개발에는 1578억원(정부 221억, 민간 1357억)이 투자됐다. 한국전력, 효성, 전기연구원 등 20개 산·학·연 기관이 참여해 이번에 전(全) 주기에 걸쳐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날 성과 발표회에서는 참여 기관별 연구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전압형 HVDC 기술의 방향에 대한 토론이 이뤄졌다.
정부는 이번 HVDC의 설계·제작·시험·운영 등 전 주기에 걸친 국산화 기술 확보가 국내 전력산업 생태계 조성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국가 첨단산업과 무탄소 전원의 연계, 안정적 전력 계통 운영, 수입에 의존했던 설비 수입대체효과 및 수출시장 개척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 기술은 한전 양주변환소에서 내년 3월까지 성능 평가를 거쳐 상용화 준비를 마칠 예정이다.
이옥헌 산업부 전력정책관은 “국산 전압형 HVDC 기술 활성화를 위한 산업 육성 및 수출전략 모색과 더불어 HVDC 기술 고도화를 위한 국내 기업들의 국제 경쟁력 향상을 위해 현장과 소통하면서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