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학자가 후쿠시마(福島) 제1 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뒤, 예정됐던 강연이 취소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일본에서 여성학자로 활동하는 다지마 요코(田嶋陽子·82) 전 호세이대 교수는 지난 9월 24일 한 지역 민방에 패널로 출연해 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대한다면서 “바다가 오염되거나 물고기의 형태가 바뀌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조사를 위해 방일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관계자에 대해서도 "(일본에) 온 사람도 안색이 나빴잖아"라며 "전혀 기운도 없어. 이렇게 돼서 말야"라고 하며 손을 가슴 앞에 늘어뜨려 유령 같은 제스쳐를 취하기도 했다.
그의 이러한 발언 내용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확산하며 화제가 됐다.
이 가운데 도쿄 시나가와구가 오는 11일 구민회관에서 다지마 씨가 강연하기로 예정됐던 ‘남녀공동참여추진 포럼’행사를 전격 취소한 사실이 알려졌다.
시나가와구측은 “방송 3일 뒤 회의를 열고 풍평 피해로 상처받는 분이 있을 수도 있어 혼란을 피하기 위해 행사 개최는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도쿄신문에 설명했다.
시나가와구의 홈페이지에는 해당 행사에 대해 “여러 사정으로 중지됐다”고 간단한 안내만이 올라왔다.
그러나 일부 지역 인사들은 이번 결정이 표현의 자유에 저촉된다면서 중지 철회를 요구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 다지마의 강연 취소 소식을 알게 된 일부 시나가와 구민들도 반발을 표했다.
시나가와구의 '구민유지'는 이달 6일자로 시나가와구에 문서를 보내 "정부의 뜻을 따르지 않은 발언을 했다고 강사를 자르는 일은 언론·표현 자유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포럼 중지 철회를 요구했다.
구민유지의 한 사람인 클리닉 의원의 의원장 마쓰야마 다케시(松山毅·61)는 신문에 "다지마의 발언으로 (포럼이) 중지됐다면 표현의 자유에 저촉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