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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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젠타 핑크’ 하와이 습지에 주민들 깜짝…“박테리아 증식 때문”

하와이 마우이섬의 한 연못이 비현실적인 마젠타 핑크빛을 띄는 물로 가득 차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아끌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국립 야생동물 보호구역인 마우이섬 케알리아 연못이 극심한 가뭄의 영향으로 특정 박테리아가 증식하면서 밝은 핑크빛으로 색이 변했다.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관리국에 따르면 해당 현상은 적어도 지난달 30일부터 나타나 지금까지 이어지는 중이다. 

 

핑크빛으로 변한 하와이 마우이섬 키헤이의 케알리아 연못을 8일(현지시간) 주민들이 다리 위에 서서 지켜보고 있다.   키헤이=AP연합뉴스 

케알리아 연못은 마우이섬의 몇 안 되는 바닷물이 드나드는 습지(염습지)로, 최근 이 지역의 심한 가뭄으로 염분 함량이 급증했다. 당국의 의뢰로 연못의 이상현상을 조사한 하와이대 연구팀은 이로 인해 사해와 같이 매우 짠 물에서 발견되는 ‘할로박테리아’가 증식하면서 연못이 핑크빛으로 변했다고 밝혔다. 현재 케알리아 연못의 염분은 바닷물의 2배에 달한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하와이대 연구팀은 할로박테리아의 정확한 균주를 파악하기 위해 추가 분석을 진행할 예정이며,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기 전까지 시민들에게 물에 들어가지 말 것을 당부했다.

 

미 농무부 가뭄 모니터에 따르면 마우이섬 포함 마우이카운티의 약 90%가 심각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고, 연못이 위치한 지역은 심각도가 두 번째로 높은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지난 8월 하와이 라하이나를 휩쓴 대규모 산불 이후 가뭄은 더욱 악화했다. 

 

여기에 연못에 담수를 제공하는 웨스트 마우이 산맥의 개울도 가뭄으로 줄어들면서 연못의 염도는 계속 치솟고 있다. 

 

이 보호구역을 관리하는 브렛 울프는 “비가 오면 개울이 연못으로 흘러 들어가고, 염분이 줄어들면서 이 상황이 사라질 수 있다”고 가디언에 전했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