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기는 어떻게 만들어져요?”
한창 호기심이 자랄 나이의 아이 입에서 나오는 단골 질문이다. 펫숍에서 귀여운 강아지를 입양한 아이가 ‘이 강아지는 어떻게 만들어졌어요?’라고 묻는다면 어떨까? 우리는 현실을 말해줄 수 있을까.
12일 사단법인 위액트(we.a.c.t) 유튜브 채널에 ‘펫숍 강아지는 어디서 올까’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은 ‘엄마, 구름은 어떻게 만들어?’라는 아이의 질문으로 시작한다. 엄마는 “바닷물이 하늘에서 꽁꽁 뭉쳐서 만들어지는 거야”라고 답한다.
이어 아이가 “엄마, 아기는 어떻게 만들어?”라고 묻자 엄마는 “엄마, 아빠가 엄청 사랑하면 만들어지지”라고 답한다. 어려운 질문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설명하기 어려운 걸 넘어 참혹한 진실을 겨냥한 질문이 강아지를 들여다보던 아이 입에서 흘러나온다.
“엄마, 강아지는 어떻게 만들어?”
영상 속 엄마는 아이에게 현실을 있는 그대로 설명한다. 그는 “강아지들을 철창에 가둬놓고 발정제 주사를 잔뜩 맞혀서 강제로 여러 차례 교배를 시키고, 임신한 지 60일 정도 지나면 엄마 강아지의 배를 꺼내 강아지들을 꺼낸단다. 엄마 강아지의 배는 다시 꿰매 주면 돼. 이미 여러 번 그렇게 했거든”이라고 말한다.
이어 그는 “태어난 새끼들은 죽지 않을 정도로만 먹이면 아주 조그맣게 만들 수 있어. 정말 예쁘지? 강아지가 너무 크면 잘 팔리지 않거든”이라며 작은 강아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 때문에 만들어진 잔인한 현실을 설명했다.
‘작은 강아지’를 만들기 위한 희생은 계속된다. 엄마는 “그래서 새끼들 중에 제일 작은 강아지는 다시 철창에 가둬 임신을 시키고 나머지는 가게 내다 파는 거란다”고 했다.
영상은 ‘펫숍 쇼윈도에 진열된 귀여운 강아지들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라는 질문으로 마무리된다. 이에 앞서 영상 첫머리에는 “사지 않을게”라는 다짐이 먼저 담겨있다.
앞서 위액트는 지난 9월 1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경기 화성시 팔탄면의 한 번식장을 급습해 임신한 개의 배를 가르거나 개의 피부가 썩어있는 등의 참혹한 실태를 고발한 바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긴급 지시를 내려 끔찍한 번식장의 개들을 구조해 경기 반려마루(반려동물 복합문화공간)로 이송, 불법 사항에 대해 점검하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지난달 한국일보에 따르면 해당 번식장은 불과 6개월 전 관할 지자체의 현장 점검을 받아 ‘이상 없음’ 판정을 받았다. 이는 ‘합법 번식장’에서 여전히 참혹한 동물 학대가 벌어지고 있는 현실에 대한 방증이다.
정진경 카라 대표는 지난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초소형 강아지 생산의 불편한 진실에 대해 말하며 소비자들이 강아지 경매나 펫숍 거래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반성하고 보호소 입양을 하든 아니면 품종 아기동물이 사고 싶으면 번식장에 직접 가서 그 상황을 보고 구입하든 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