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비행사가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임무를 수행하던 중 실수로 떨어뜨린 도구 가방이 지구 궤도를 돌기 시작했다고 전해졌다. 나사의 분석 결과, 가방이 다른 인공위성과 충돌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스페이스 닷컴에 따르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우주비행사 재스민 모그벨리와 로랄 오하라가 ISS에서 장비를 정비하던 중 실수로 도구가 든 가방을 잃어버렸다고 지난 7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밝혔다. 현재 이 가방은 ISS보다 약 2~4분 앞서서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방의 겉보기등급(별의 밝기를 측정하는 단위)은 약 6등급으로,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쌍안경으로는 관측할 수 있는 정도다.
미국 하버드 천체물리학 센터의 천문학자 조나단 맥도웰은 X(옛 트위터)를 통해 "이 가방은 지구 궤도에 있는 인공 물체에 대한 미국 우주군의 분류 시스템에서 '58229/1998-067WC'로 공식 지정됐다"라고 설명했다.
유럽우주국(ESA)의 예비 우주비행사 메간 크리스천은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모그벨리가 가방을 놓치는 순간을 촬영한 영상을 공유했다. 그는 "가방이 일본 후지산 상공에 떠 있는 것을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의 후루카와 사토시가 목격했다"라고 덧붙였다.
우주비행사가 잃어버린 이 가방을 앞으로 계속 관측할 수는 없을 전망이다.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가방은 지구 대기권으로 빠르게 떨어지고 있으며 지구 상공 약 113㎞의 고도에 도달하면 가방이 대기와의 마찰로 인해 불타버릴 것이다.
한편 지구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이 아닌 상상을 초월하는 물체는 여러 종류가 있었다.
앞서 나사의 우주비행사였던 피어스 셀러스는 2006년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를 수리하던 중 사용하던 주방용 주걱을 잃어버렸다. 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주걱이었다"라고 잃어버린 주걱에 대해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