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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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위원장 폭행 혐의’ 이화수 前 의원, 검찰 송치…안산도시개발 분란 [사건수첩]

이화수 안산도시개발 대표 검찰에 넘겨져
장기 노사 갈등에도 대주주 안산시는 책임 회피

노조위원장과 국회의원을 지낸 이화수 안산도시개발 대표가 내부 감사 중 노조위원장을 폭행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이 대표는 향후 검찰 조사에서 혐의가 인정되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 안산단원경찰서는 폭행 및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이 대표를 지난 8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앞서 이 회사 노조위원장인 황의선씨는 지난 8월 “이 대표가 직원들과 노조 사무실 내 컴퓨터를 압수하는 과정에서 내 팔을 꺾는 등 폭행했다”고 주장하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수사를 벌인 경찰은 황씨의 주장에 준하는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안산시 출자기관인 안산도시개발은 노조가 노조 탄압을 이유로 대표이사 해임을 촉구하고, 사측은 노조위원장을 자료 불법 유출 등 혐의로 고발하는 등 극심한 노사 갈등을 겪고 있다.

 

노조는 최대 주주인 안산시가 나서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민근 안산시장 등 당사자들은 사실상 외면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8월 기자회견을 열어 이 대표가 공용차량 사적 이용으로 안산시의회로부터 행정사무감사를 받은 뒤 노조가 자료를 유출한 것으로 판단, 부당노동행위와 갑질 등으로 노조를 지속해서 탄압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맞서 사측은 차량 운행일지 같은 회사 자료를 몰래 빼내 제3자에게 제공했다며 황씨 등 관련자 3명을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지난 9월에는 인사위원회를 열어 황씨를 내부 자료 유출 등 사유로 해고 처분했으나, 황씨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낸 뒤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안산도시개발은 안산·시흥·화성에 지역난방을 공급하는 회사로, 2009년 안산시와 ㈜삼천리, 안산상공회의소가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해 공동으로 경영하는 주식회사다. 안산시(49.9%), ㈜삼천리(49.9%), 안산상공회의소(0.2%)가 지분을 각각 소유하고 있다.

 

1995년 관련 조례에 따라 설립됐으나 1996년 1월 경영권을 지역난방공사에 잠시 이양한 뒤 2009년 경영권을 안산시 등이 되찾아왔다. 

 

이 회사의 대표이사는 애초 안산시장이 추천하고 주주총회에서 임명하는 형태를 띠었으나 정관이 바뀌어 임원추천위원회를 통해 결정된 후보자가 이사회 및 주주총회에서 임명된다.

 

노조에 따르면 대표이사 임명을 위해 구성되는 5명의 임원추천위에선 지금도 안산시가 일정 부분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이 회사의 대표이사에는 통상 지방선거 캠프 관계자나 시장과 같은 정당에 몸담은 정치인 등이 임명돼왔다. 박기춘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 퇴임 정치인이나 시장 측근들이 대표를 맡은 것이 대표적 사례다.

 

현직인 이 대표도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 의장, 한국노총 부위원장 등을 거쳐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소속으로 안산 상록갑에서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표 임기는 3년으로 연임이 가능하다.

 

안산도시개발주식회사 설립 및 운영 조례(2018년 5월)에는 주주권 행사, 경영 전반에 관한 평가, 검사·지도, 공무원 파견·겸임, 회계내역 보고 요청 등 이 회사에 대한 안산시장의 다양한 권한이 명시돼 있다.

 

노조 관계자는 “지방출자출연에 관한 법률 제25조에 따라 지자체장은 출자·출연 기관에 대해 지도·감독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며 “임원의 비위행위에는 수사·감사기관에 수사나 감사를 의뢰해야 한다는 당연 규정도 있다”고 주장했다.


안산=오상도 기자 sd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