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일제히 '이제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끝났다'는 쪽에 베팅했다.
특히 내년 7월까지 금리를 0.5%포인트 이상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커졌다.
14일 (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CPI 보고서 발표 이후 연준이 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까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채권 수익률은 연 4.81%로 23bp(1bp=0.01%포인트) 급락했고 벤치마크인 10년물 금리는 연 4.45%로 19bp 하락했다.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내년 7월까지 금리를 0.5%포인트 이상 인하할 것이라는 데 베팅을 늘렸으며, 이르면 3월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데 투자하는 이들도 나왔다.
스티펠니콜라우스의 크리스 아렌스 투자전략가는 "연준 정책 방향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면서 "이제 연준의 금리 인하가 끝났다고 볼 뿐 아니라 내년 중반까지 두 차례의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월가에서는 이런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ARK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캐시 우드 대표는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이미 디플레이션이 산업 전반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의 경제학자들도 연준이 금리를 추가로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연준의 조치를 예상할 수 있는 스와프 계약을 살펴보면 연준이 내년 말까지 금리를 1%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보는 투자자가 많다.
하지만 성급한 금리인하는 연준의 명성에 흠집을 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시타델 설립자 켄 그리핀은 연준이 너무 빨리 금리를 인하하면 "2% 인플레이션 목표에 대한 신뢰성을 잃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직 근원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목표치의 두 배인 4%라는 점을 들어 연준이 생각보다 더 오래 고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많다.
퍼시픽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에린 브라운 매니저는 "물가상승률이 하락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며, 따라서 연준은 일반적인 사이클보다 오래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연준은 하나의 수치로 (금리인하) 조치를 취하기보다는 물가상승률이 계속 낮아질 것이라는 점을 확인하기 위해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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