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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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2번만…부작용도 매우 적어” 고혈압 주사 치료제 2상 임상시험서 ‘효과’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1년에 2회만 맞으면 되는 고혈압 주사 치료제가 나올 전망이다.

 

14일 의학전문 매체 ‘뉴스 메디컬 라이프 사이언스’에 따르면, 6개월에 한 번씩 주사로 맞는 고혈압 치료 실험 신약 ‘질레베시란’(zilebesiran)이 2상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나타냈다.

 

질레베시란은 간에서 만들어지는 혈압 조절 호르몬 안지오텐시노겐(AGT)을 표적으로 하는 RNA 간섭 단백질이며, 이번 2상 임상시험은 미국 시카고대학 종합 고혈압 센터 조지 바크리스 교수 연구팀이 이끌었다.

 

연구팀은 미국·캐나다·영국·우크라이나 등 4개국에서 2021년7월부터 2023년6월까지 약 2년간 2상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임상시험 대상자는 377명(평균연령 57세), 경도 또는 중등도 고혈압 환자들로 수축기 혈압(최고 혈압)이 135∼160mmHg(평균 142mmHg)이었다. 이들은 고혈압 치료를 하지 않거나 1∼2개의 혈압약을 복용하며 안정적인 치료를 받고 있었다.

 

연구팀은 우선 무작위로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눈 다음, 한 그룹(302명)에는 질레베시란 피하주사를 투여했고 다른 대조군 그룹(75명)에는 위약(placebo·임상의약의 효과를 검정할 때 대조하기 위해 투여하는 약리학적으로는 전혀 효과가 없거나 약간 유사한 약효를 갖는 물질)을 투여했다.

 

질레베시란를 투여받는 그룹은 다시 4그룹으로 나눴다. A, B, C 등 세 그룹에는 질레베시란 150mg, 300mg, 600mg을 6개월에 한 번씩, D그룹엔 300mg을 3개월에 한 번씩 투여했다.

 

2상 임상시험 결과, 질레베시란 네 그룹 모두에서 추가 혈압약 투여 없이 대조군 그룹보다 24시간 수축기 혈압이 평균 10mmHg 이상 떨어졌다. 혈압 조절 호르몬 안지오텐시노겐의 혈중 수치는 90% 이상 줄었다.

 

3개월 뒤 150mg 그룹은 24시간 수축기 혈압이 평균 14.1mmHg, 300mg 그룹은 16.7mmHg, 600mg 그룹은 15.7mmHg로 떨어졌다.

 

6개월 뒤에는 모든 그룹에서 24시간 수축기 혈압이 20mmHg 떨어진 환자가 상당히 많았다. 24시간 수축기 혈압이 직전 고혈압에 해당하는 130mmHg 아래까지 떨어진 환자도 적지 않았다.

 

부작용도 매우 적었다고 한다. 주사 부위에 나타난 가벼운 반응의 부작용이 대부분이었으며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신장이나 간 수치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4명은 부작용으로 투약을 중단했는데 심하지 않은 증상이었다. 2명은 ‘기립성 저혈압’이 나타나서, 1명은 혈압이 올라가서, 나머지 1명은 주사 부위 부작용 때문이었다.

 

연구팀의 이번 2상 임상시험 결과는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 심장협회(AHA)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

 

한편, 미국 2대 심장 건강 전문학회인 심장협회(AHA)와 심장학회(ACC)는 고혈압 기준을 수축기 혈압 140mmHg에서 130mmHg로 대폭 낮췄다.

 

AHA와 ACC의 고혈압 지침에 따르면, 수축기 혈압을 기준으로 ▲120mmHg 이하를 정상 혈압 ▲120~129mmHg를 직전 고혈압(prehypertension) ▲130~139mmHg를 1단계 고혈압 ▲140mmHg 이상을 2단계 고혈압으로 구분하고 있다.


정경인 온라인 뉴스 기자 jinorij@segye.com